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81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재철_목사.jpg

 

 

미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남쪽으로 멕시코, 북쪽으로는 캐나다이다. 멕시코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희한하게도 캐나다 땅을 밟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지난 2월, 캐나다 밀알선교단 단장인 “김신기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5월 10일,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행사에 메인게스트로 초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반가웠다. 그렇게 캐나다를 갈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아울러 토론토에 있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일정도 잡혀졌다.

5월 8일(금)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비행시간이 맘에 들었고 이내 내가 탄 비행기는 토론토 공항에 착륙을 하였다. 토론토 공항은 한적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단장님의 반가운 미소로 일정은 시작되었다. 김 목사님의 사모님은 나와 같은 소아마비 지체장애인이다. 두 아들 중 큰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한 가정에 장애인 두 명이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단장님의 얼굴에는 항상 온화함과 여유가 넘친다. 참으로 귀한 분이다.

“강사가 왔다.”고 캐나다 밀알선교단 이사 목사님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금방 가슴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은 업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목회 일담으로 시작되어 장애인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치 십년지기가 만난 것처럼 깊은 대화가 오고 갔다. 당일 저녁부터 집회가 이어졌다. 순복음 영성교회(김석재 목사 시무) “금요 예배”에서 1일 부흥회를 인도하게 된 것이다. 바쁜 이민의 삶속에서 금요일 예배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보며 놀랐다.

짧지 않은 설교가 끝이 나고 기도 시간이 되자 성도들은 안수기도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역시 순복음 교회였다. 얼마만인가?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예배당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받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은혜를 사모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토론토 교회의 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토요일 새벽에는 “서머나 장로교회”(최재만 목사 시무)에서 설교를 했다. 이른 새벽시간. 예배당에 흩어져 앉아있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이민교회의 소망을 느꼈다. 역시 새벽에 만나는 주님의 숨결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10일(주일) 오후 5시.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중증 장애인 “김진범”형제의 찬양은 모여온 청중들을 놀라게 하였다. 심하게 말을 더듬는 “진범”이 리듬과 박자를 놓치지 않고 찬양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모여온 성도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밀알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심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아동)들이 거리낌 없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곳이 밀알인 것이다. 여러 순서가 진행되고 드디어 차례가 되어 강단에 올랐다.

다들 기대에 찬 눈동자로 나를 주시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유모어가 섞인 메시지를 전하고 기타를 치며 첫 찬양을 올렸다. “♬왜 나만 받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여기저기서 손수건을 꺼내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순간에 나의 나약함이 커다란 자랑거리임을 실감한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힘들고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그 고난이 내 입술의 찬양과 설교로 울려 퍼질 때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믿음을 새롭게 한다. 지금도 주님은 부족한 종을 통해 장애인들과 그 가족, 모여온 청중들의 심령을 만지고 계신 것이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네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았다.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만난 폭포는 색달랐다. 보다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엄청난 규모로 쏟아지는 폭포 줄기 아래에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찬양을 올렸다.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찬양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폭포 한가운데에 피어오른 쌍무지개는 연약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싸인 같았다. ‘그래, 지금처럼 순수하게 장애인들의 친구로 변함없이 살아가자!’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온화한 분위기에 캐나다에서 사역의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음이 행운이었다.


  1. 재미 좋으십니까? 10/3/2012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rdqu...
    Views79485
    Read More
  2. 0시의 다이얼 6/19/2015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아니 너무도 사랑한다. 집에 있을 때나 차를 운전할 때에도 항상 음악을 즐겨 들으며 산다. 목사라고 찬송이나 복음성가만 듣지 않는다.즐겨 듣는 음악의 장르는 다양하다. 클래식부터 발라드, 락(Rock)까지 비오는 날에는 7080 가요를...
    Views79333
    Read More
  3. 산다는 건 그런거지  5/28/2011

    감동 없이 사는 삶은 형벌이다. 사람들은 만나면 습관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재미가 어떠세요?” 혹은 “신수가 훤한 것을 보니 재미가 좋으신가봐요?” 재미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삶은 모름지기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 ...
    Views79110
    Read More
  4. 가시고기의 사랑

    오래전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시고기는 특이한 고기이다. 엄마 고기가 알을 낳고 그냥 떠나 버리면 아빠 고기가 생명을 걸고 알을 지킨다. 그 후 새끼가 깨어나면 새끼는 아빠의 고생도 모르고 훌쩍 떠...
    Views78978
    Read More
  5. 34살, 여자들의 사춘기 10/29/2012

    ‘30대’하면 20대의 어설픔을 넘어서서 완숙을 향해가는 아픔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에게 30대는 군대를 다녀오고 갓 결혼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이미 아이 둘 정도는 키우면서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가는 때이다...
    Views78695
    Read More
  6.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78545
    Read More
  7. 지금은 천국에 계시겠지요  5/9/2011

    '공교롭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집회 인도 차 한국에 간 사이에 밀알 가족들 중에 두 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 아내의 전화를 통해 두 분의 소천소식을 들었을 때에 애통한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이미 암과 투병 중이셨...
    Views78373
    Read More
  8. 안동 영명학교  4/29/2011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집회를 인도하며 분주하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8일(금) 그리운 한 가족을 향해 안동으로 길을 재촉했다. 한국 밀알 총단장 성경선 목사님은 나를 안동까지 친절하게 라이드 해 주었다. 내가 안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Views78352
    Read More
  9. 아내는 “에제르”(Ezer) 8/14/15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되 먼저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시고 여자를 만들어 배필로 주셨다. 아내의 다른 이름은 '돕는 배필'이다. 이 말은 남자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내기보다 아내가 ...
    Views78282
    Read More
  10. 우리들의 천국 8/9/2010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를 제한 받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다. 밀알선교단이 좋은 이유는 장애인들이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껏 자신을 발산하며 살게 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아무리 좋아...
    Views78279
    Read More
  11. 캐나다 행복기 5/22/2015

    미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남쪽으로 멕시코, 북쪽으로는 캐나다이다. 멕시코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희한하게도 캐나다 땅을 밟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지난 2월, 캐나다 밀알선교단 단장인 “김신기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한...
    Views78190
    Read More
  12.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8185
    Read More
  13. 하늘·단풍 그리고 “소향” 10/28/2013

    하늘이 높다. 한밤중 잠결에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와 더불어 가을의 향취가 후각을 훑는다. 며칠 가을비가 내리더니 가슴이 시원하도록 하늘이 높아만 간다. 하늘은 신비하다. 가슴이 답답할 때에 하늘을 바라보면 잠시라도 시원해지면서 마음씀씀이가 넓어...
    Views78101
    Read More
  14. 성탄의 축복이 온누리에! 12/26/2011

    어린 시절에 성탄절은 꿈의 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으면서도 성탄이 가까워오면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그리며 그날을 기다리고 첫눈이 휘날리는 한가운데에 서서 그날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밤늦게까지 버티다가 눈...
    Views77890
    Read More
  15. 자녀는 선물이다 5/28/2011

    지금은 장애인사역에 전념하느라 가정 사역은 한켠으로 밀어놓은 상태이지만 가정을 살리는 일처럼 소중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내적치유를 인도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가정의 달에 갑자기 뇌리를 스친 사람은 2번이나 자연 유산을 한 30...
    Views77848
    Read More
  16. 동보극장 간판 예술가 12/8/2011

    평생 경찰로 살아오시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자마자 모든 것을 정리하여 서울행을 결심하신다. 내 나이 16살에 나는 그렇게 꿈꾸던 서울사람이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를 수놓는 현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어린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하던...
    Views77546
    Read More
  17. 아우토반을 달리며 5/1/2013

    유럽에 왔다. 꿈에 그리던 독일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독일을 가슴에 품던 날, 정겨운 봄비가 나를 반겼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독일 RE 기차 편을 이용해 카셀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정경은 미국과는 전혀 달랐다....
    Views77541
    Read More
  18. 커피향의 설레임 2/25/2013

    나는 커피를 좋아는 하지만 즐기지는 못한다. 카페인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오전에 커피를 마시면 괜찮다는데 나는 시간과 관계없이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그래서 굳이 마시게 되면 ‘Decaf’를 택한다. ...
    Views77426
    Read More
  19. 쵸코군!  6/22/2011

    우리 집에는 남자(?) 강아지가 있다. 나이는 세 살이고 ‘요크 샤테리아’이다. 처음 병원에서 발행한 족보를 보면서 미소가 저절로 번졌다. 마치 한국의 주민등록 등본처럼 “쵸코”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
    Views77304
    Read More
  20. 가을은 다시 창밖에 10/8/2011

    필라의 여름은 한국처럼 끈적거리거나 따갑지 않아서 좋다. 가는 곳마다 울창한 숲이 우거져있고 간간히 숲을 적시는 빗줄기가 있기에 그렇다. 한낮에는 기온이 치솟다가도 밤중에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처음 미국 서부로 이민을 와...
    Views7726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