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58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한경직.jpg

 

 

“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KBS>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한 목사님은 한국교회 127년사에 존경받는 목회자로 귀감이 되고 있다. 66년 전 27명으로 시작한 영락교회는 이제 5만 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이는 대형교회로 성장하였다. 영락교회를 개척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시킨 업적도 귀하지만 한 목사님의 훌륭한 점은 항상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 목사님은 젊은 시절인 1949년 보린원(保隣院:이웃을 보살핀다)을 세워 기댈곳이 없는 아이들의 아버지로 살아간다. 한 목사의 마음을 알아차린 미군 군목의 도움으로 고아원 운영은 수월했었다고 목사님은 회고한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가족은 와해되고 고아들은 늘어만 갔다. 목사님은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그때 귀한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미국 나사렛 교회출신의 침례교회 목사인 ‘밥 피어스’였다. 두 분은 “전쟁고아와 미망인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그해 9월 “선명회”를 설립하게 된다. 이제 “선명회”(현:월드비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구호단체가 되었으며 100여개국 9,0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한 목사님의 목회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템플턴상>을 수상하게 된다. 1992년 4월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템플턴상> 수상식이 거행되었다. 한국교회의 경사였다. 6월 18일 오후 3시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 홀에서 교계지도자들이 마련한 템플턴상 수상 축하 예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목사님은 인사말을 하면서 “먼저 나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했습니다. 이런 죄인을 하나님이 사랑하고 축복해주셔서 한국교회를 위해 일하도록 이 상을 주셨습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된다. 생애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90살의 노 목사는 “자신이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경직 목사의 죄를 고백하는 참회의 모습에 충격과 진한 감동을 받았다. 나는 그때 담임목회를 막 시작하는 시점에 서있었다. 덮고가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만천하에 죄를 고백하는 목사님의 모습에 말로 할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한 목사님은 한화로 환산하여 ‘7억 9,9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한 목사님은 상금 전액을 북한 선교를 위해 내어놓았다. 영락교회는 목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그 돈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데 지금은 26억 원의 돈이 되었다.

구랍.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하는 “구세군 자선냄비”사업에 동참하는 뜻 깊은 일이 있었다. 모처럼 기타를 잡고 모금함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많은 분들이 미소지으며 다가와 성금을 넣는 모습이 너무 고맙고 아름다웠다. 한국의 구세군냄비 소식은 놀라웠다. 지난번에 어떤 분이 무명으로 1억을 넣어 화제가 됐는데 얼마 전에는 노부부가 각각 1억 원씩, 도합 2억 원을 넣어 기록을 깨는 기분 좋은 뉴스가 전해졌다. 근래 최종보고가 나왔는데 지난해 42억1천500여만원에 비해 약 5억여원이 더 모여 2011년에는 역대 최고액인 47억 원을 모금했다고 한다. 다 어렵다는 불경기에 사람들의 온정은 추운 겨울을 녹여내며 피어오른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평생 고아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시다가 빈손으로 떠났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들을 한다. “나도 형편이 좋아지면 얼마든지 남을 도우며 살거야!” 하지만 꼭 넉넉하기 때문에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밀알선교단은 오로지 성금(Donation)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그분들 중에 큰 부자는 없는 것 같다. 남을 돕는다거나 더욱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빈손으로 사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빈손이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빈손을 만나는 기쁨 속에 장애인들을 사랑하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 한해를 살아가련다.


  1. 고부(姑婦) 사랑 3/15/2012

    고부갈등은 드라마의 단골소재이기도 하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피부로 겪는 가족관계이기도 하다. “고부갈등은 사주팔자에도 안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좋은 것 같으면서도 멀기만 하고 먼 것 같으면서도 챙겨야만 하는 묘한 관계이다. 이런 말...
    Views72460
    Read More
  2. “1박 2일” 마지막 여행 3/7/2012

    세상의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에 밀려오는 서운함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나는 초등학교를 5군데나 다녔다. 순경아버지를 둔 덕분(?)에 일어났던 일이다. 가장 오래 다녔던 ...
    Views73880
    Read More
  3. 모나미 볼펜 3/7/2012

    우리세대는 연필세대이다. 연필의 이점은 잘못 썼을 때에 지우면 된다는 데 있다. 문제는 연필의 질이었다. 부러지기 일쑤였고, 가끔은 쪼개지는 일까지 속출하였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이 쓰는 연필은 고급 중에 고급인 셈이다. 공책도 질이 떨어져서...
    Views74480
    Read More
  4. 가슴으로 만나야 한다 2/25/2012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만남”이다. 사람이 태어나면 먼저 “숙명적 만남”을 갖는다. 그것이 가족이고 집안이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 보니 그런 분들이 나의 부모님이셨다. ...
    Views73568
    Read More
  5. 나는 엄마다 2/25/2012

    젊은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1년 만에 예쁜 딸이 태어났다. 얼마나 착하고 말을 잘 듣는지 가정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몇 년 만에 다시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아이가 자라며 놀이방에 맡겼는데 얼마 되지 않아 원장에게 &ldquo...
    Views72058
    Read More
  6. 덕구의 빈방

    밀알선교단 설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빈방있습니까?”가 지난 주간 나흘동안 이어졌다. “덕구”는 연극 “빈방있습니까?”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지능이 현저히 낮고 말이 어눌하다. 성탄절...
    Views63571
    Read More
  7. 지금 1/25/2012

    이메일을 열었다. “멀리계신 스승님께”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목사님”이라고 불리우는데 익숙한 나에게 “스승님”이라는 호칭은 느낌을 새롭게 한다. 교육전도사 시절에 만났던 제자에게서 온 편지였다. 새해 ...
    Views75263
    Read More
  8. Honey! 1/25/2012

    어느 날 어떤 인연으로 남녀가 만나고 서로를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부부는 어느새 닮아간다. 생김새만 닮는 것이 아니고 성격도 취향도 같아진다. 그래서 부부는 정말 신비하다. 지난 주간 어느 노...
    Views67661
    Read More
  9. 아름다운 빈손 1/25/2012

    “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KBS>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한 목사님은 한국교회 127년사에 존경받는 목회자로 귀감이 되고 있다. 66년 전 27명으로 시작한 영락교회는 이제 5만 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이는 대형교회...
    Views65808
    Read More
  10. 젊은날의 푸르름 12/31/2011

    또 한해가 떠나려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11년”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부르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든 한해가 내 곁을 떠나려 하고 있다. 세월을 흘려보내는 일에 이골이 날만한 나이가 되었음에도 이맘때 찾아오는 서운함은 감출길이 없...
    Views73824
    Read More
  11. 성탄의 축복이 온누리에! 12/26/2011

    어린 시절에 성탄절은 꿈의 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으면서도 성탄이 가까워오면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그리며 그날을 기다리고 첫눈이 휘날리는 한가운데에 서서 그날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밤늦게까지 버티다가 눈...
    Views76904
    Read More
  12. 빨리 빨리! 12/26/2011

    우리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조급함이다. 식당에 들어서서 제일먼저 하는 말은 “여기 빨리 주문 받으세요”이다. 메뉴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또 한마디를 한다. “아줌마, 빨리 주세요.” 유럽에 있는 레스토랑은 식당을 열고...
    Views62678
    Read More
  13. 떠나가는 분을 그리며 12/26/2011

    9년 전 필라델피아에 와서 밀알사역을 감당하면서 눈에 들어온 후원자의 이름이 있었다. 특이하게 이름이 네 자였다. “남궁” “독고” “황보”성을 가지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이름이 네자가 나올 수 있지만 그분은 나처럼 &...
    Views65075
    Read More
  14. 기적은 있다 12/15/2011

    인생을 살다보면 벼라별 일들을 다 만나게 된다. 나에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좋은 일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는 극한 고난을 만날 때에 사람은 당황한다. &ldquo...
    Views66653
    Read More
  15. 잘 되는 나 12/8/2011

    이것은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이 내놓은 역작의 제목이다. 너무 노골적이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취향에 익숙해 진지 오래이다. 조엘 오스틴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아마 그것은 정식으로 신학을 하...
    Views65563
    Read More
  16. 동보극장 간판 예술가 12/8/2011

    평생 경찰로 살아오시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자마자 모든 것을 정리하여 서울행을 결심하신다. 내 나이 16살에 나는 그렇게 꿈꾸던 서울사람이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를 수놓는 현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어린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하던...
    Views76488
    Read More
  17. 남편은 애물 덩어리 11/30/2011

    부인들이 앉아 남편 흉을 보기 시작했다. 한참을 둘러치다가 누군가가 말했다. “그러기에 남편은 애물덩어리야. 집에 혼자 두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가면 ‘골치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덩어리’, 거기...
    Views67638
    Read More
  18. 장애 여동생을 향한 마음 11/30/2011

    언젠가 장애를 가진 여동생을 둔 한분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여동생의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견디기 힘든 시간이 많았다.”는 고백부터 “그 여동생을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질 때가 많다.&...
    Views76177
    Read More
  19. 이런 인생도 있다 11/6/2011

    지난 초여름 한국을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케이블·위성 방송 오락채널인 ‘티브이엔’이 야심차게 방영한 “코리아 갓 탤런트” 첫 회에 출연한 “최성봉”이란 젊은이 때문이었다. “코리아 갓 탤런트&rdqu...
    Views67664
    Read More
  20. 낙엽속에 숨겨진 인생 10/27/2011

    밀알의 밤이 막을 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청난 인파가 자리를 메우고 들뜬 분위기로 밀알의 밤은 연출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자랑하고 그것을 행사의 성공기준으로 삼는 것 같은 속성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놀랐다. 금년 밀알의 밤...
    Views7599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