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1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통계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8년 정도를 더 장수한다고 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감정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희노애락의 정서가 있는데 여자들은 그 표현을 아주 자연스럽고도 풍부하게 한다. 반면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들어 온 이야기는 ‘남자는 함부로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 길을 가다가 넘어진다. 아이는 아파서 울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외친다. “장사야, 장사. 울면 바보야!” 아파죽겠는데도 아이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는다. 용을 써서 일어나기까지 한다. 바라보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하는 말. “와, 장하다. 역시 최고야!” 그렇게 세뇌가 되어 자라면서 “남자는 절대로 울면 안된다”는 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는 사람은 약한 사람일까? 아니다. 오히려 울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다. 눈물은 여자와 남자의 구별이 없다. 잘 울어야 건강한 사람이다. 필자는 아프게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온전치 못한 다리를 끌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 아닌가? 아버지는 나를 강하게 키우셨다. 어디에 나갔다가 울고 들어오면 엄청 혼이 났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싸우고 나서 눈물을 흘리다가도 대문 앞에 서면 소매 자락으로 눈물을 훔치고는 억지로 ‘씩’ 웃음을 짓고 집에 들어서야만 하였다. 나는 강해야 했다. 강하지 않고는 장애의 벽을 넘어 살아가기가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어서 울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냇가에서 울었다. 시냇물 소리가 울음을 감추어주어 좋았다.

가장 비겁한 사람은 술을 먹고 우는 남자이다. 맨 정신에는 내면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알코올만 들어가면 운다. 정말 짜증이 난다.(물론 옛날이야기니까 오해 없으시길) 맨 정신으로는 고백을 못하다가 술만 먹으면 “사랑한다.”는 말을 녹음기 틀어놓은 듯 되뇌인다. 사춘기에는 여학생 때문에 운다. 마음에 드는 자매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울고, 이제는 정말 사랑다운 사랑을 하려고 했는데 매정하게 떠나가는 그녀 때문에 운다. 사랑에 울어보지 않고 인생을 논할 수 있을까? 참 이상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여학생은 나를 위해 목숨을 건다.

결혼을 하고나면 가장이 짊어져야할 무게 때문에 운다. 살다 보면 가끔은 남자들도 눈물을 흘려야 할 때가 있다. 울고 나면 답답한 가슴 한구석이 막혔던 숫채구멍이 터져 썩고 오염물들을 시원하게 쏟아 내 버리듯 가끔은 남자들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눈물도 물이다. 물은 자꾸 퍼내야 계속 나오게 되어있다. 눈물을 흘리고 싶어도 참다보니 이제는 눈물자체가 메말라 버렸다. 눈물이 없는 동물처럼 되어버렸다. 남자들도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울음을 삼켜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남자라고해서 세상 고통과 힘든 일을 다 짊어지고 살으란 법은 없다. 남자들도 여자들처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을 적실때도 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아내의 흉을 보고 싶을 때도 있다. 남자들은 미련한 짐수레바퀴가 아니다. 하지만 현시대는 돈을 잘 벌어오면 유능하고 멋진 남편이요, 그렇지 못하면 아내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까지도 무능하고 은근히 무시당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물론 현명하고, 힘들어 하는 남편을 다독거리며 힘을 주는 아내들도 많다. 여자는 남자들의 사랑 때문에 울지만 남자는 삶에 무게가 너무 무겁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운다.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을 한 마디 던져 주고는 기다리면 되지만 남자는 그 바램에 수응하는 선물을 안겨 주기위해 내달려야만 한다. 어쩌면 남자들의 마음은 몽당연필처럼 다 닳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많이 바라지 않는다. 아내가 “수고 많이 했다.”고 “당신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 줄때에 힘을 얻는다. 남자들의 눈물이 아름답게 세상에 비추어지는 그런 세상이 그립다. 남자의 눈물도 여자의 눈물처럼 무죄로 인정받는 세상이 와야만 한다. 남자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1. 35m 다리에 올라간 사나이 10/24/2011

    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
    Views70930
    Read More
  2.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77562
    Read More
  3. 추억이 피어오르는 음식 10/8/2011

    사람에게 소중한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은 “식도락(食道樂: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봄을 도락으로 삼는 일)”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면 그 음식에 얽힌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늘쫑”만 보면 금새 ...
    Views71740
    Read More
  4. 이민 전설 10/8/2011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 익숙한 것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미국에 오시게 되셨습니까?” 사연은 가지가지이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영주권을...
    Views70566
    Read More
  5. 감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10/8/2011

    한국에서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구먼’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매우 감각적이었다. 그 중에 “한국 ...
    Views69658
    Read More
  6. 이런 마음을 알기는 하니! 10/8/2011

    딸이 떠났다. 그동안 전공하던 것을 접고 “음악을 공부하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먼 로스엔젤레스(L.A.)로 떠나갔다. 몇 달 전, 심각하게 아빠와의 면담을 요구 했을때는 하찮게 들어 넘겼다. 미국에 처음 이민을 온 곳이 L.A.이기에 막연한 그리...
    Views71035
    Read More
  7. 가을은 다시 창밖에 10/8/2011

    필라의 여름은 한국처럼 끈적거리거나 따갑지 않아서 좋다. 가는 곳마다 울창한 숲이 우거져있고 간간히 숲을 적시는 빗줄기가 있기에 그렇다. 한낮에는 기온이 치솟다가도 밤중에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처음 미국 서부로 이민을 와...
    Views76309
    Read More
  8. 시장통 사람들 9/2/2011

    우리 한국의 매력은 재래시장에 있다. 백화점이 동네를 점령하면서 편리한 생활이 보장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재래시장에 가야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항상 그리운 것은 재래시장의 정겨움이다. 시장 한구석에 퍼질러 앉아 순대와 오뎅을...
    Views79494
    Read More
  9. 캠프에서 만난 사람 8/31/2011

    장애인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랑의 캠프”가 막을 올렸다. 동부에 있는 밀알선교단이 연합하여 개최하는 사랑의 캠프는 금년으로 19회 째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 밀알 단장으로 와서 어느새 아홉 번째 참석하고 있으니 실로 세월이 유수이...
    Views73453
    Read More
  10. 부부는 거울이다 8/31/2011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관계가 부부이다. 전혀 다른 집안과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사람이 어느 날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이불을 덮는다. 처음부터 잘 맞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처음에는 한눈에 반해서, 서로 함께 사는 것이 평생소원이어서 부부가 되...
    Views63489
    Read More
  11. 허풍 8/31/2011

    사역을 하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잔잔하고 진실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기도하고 때로는 ‘척’들어도 허풍 같은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사람까지 참 다채롭다. 심리학자 ‘칼융’의 학설처럼 겉으로 드러나...
    Views71778
    Read More
  12. 알아차리기  8/4/2011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을 시작한다. “아니!” 감탄사를 연발하며 새로운 소식에 반응을 한다. 남성들은 선천적으로 뉴스를 너무도 좋아한다. 모임에 갔을때에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
    Views69165
    Read More
  13. 버려진 노인들 8/4/2011

    여행사에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받아드니 하시는 말이 “아가씨, 오늘 날씨가 어떻대요?” 기가 막히다. 바빠서 허둥대는 사람에게 겨우 묻는 것이 날씨라니. “예, 오늘은 좀 덥구요. 오후에는 소나기도 온답니다.” 실제로 필라델...
    Views69388
    Read More
  14. 그 이름 그 사람  8/4/2011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름이 있다. 사실 이름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붙여지는 고유명사이다. 이름은 태어나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태에 잉태된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도 있다. 바로 ‘태명’(胎名)이다. 태명이 태명으로 끝나는 경...
    Views70143
    Read More
  15. 짝 8/4/2011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짝’을 찾는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 ‘어떤 짝을 만나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 좋은 짝을 만나면 등굣길이 가볍다. 학교생활이 행복하다. 하지만 희한한(?) 짝을 만나면 괴...
    Views71178
    Read More
  16. 휠체어  7/7/2011

    휠체어가 한 대 놓여있다. 사람들은 휠체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거동이 몹시 불편한 분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앉으신 분을 처음 보았을 때에 느낌이 떠오른다. 장애를 가지...
    Views78862
    Read More
  17. 깍두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가 “깍두기”이다. 무우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적당히 양념을 버무려놓으면 감칠맛 나는 “깍두기”가 탄생한다. “깍두기”하면 설렁탕이 생각나는 것은 둘이 너무나 궁합이 잘 맞기 때문...
    Views83275
    Read More
  18. 쵸코군!  6/22/2011

    우리 집에는 남자(?) 강아지가 있다. 나이는 세 살이고 ‘요크 샤테리아’이다. 처음 병원에서 발행한 족보를 보면서 미소가 저절로 번졌다. 마치 한국의 주민등록 등본처럼 “쵸코”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
    Views76137
    Read More
  19. 엄마한테 쓰는 편지 6/22/2011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사한 일 중에 하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잘 만났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불만이 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 나도 나의 부모님에 대해서 아쉬워하며 살아온 사람 중에 한사람이다. ‘조금 더 경제적으로 넉넉한 부모...
    Views66908
    Read More
  20. 전신마비 장애인 6/22/2011

    30대 중반에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을 때였다. 어느 주일에 한 가족이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에 등록을 하였다. 남편은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기사였고 아내는 다소곳한 인상에 두 명의 어린 아들이 있었다. “목포에서 살다가 병상에 ...
    Views8376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