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5:05

허풍 8/31/2011

조회 수 717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jin9802_0433385932.jpg

 

 

사역을 하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잔잔하고 진실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기도하고 때로는 ‘척’들어도 허풍 같은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사람까지 참 다채롭다. 심리학자 ‘칼융’의 학설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이 ‘외향적이다, 내향적이다.’ 일뿐 사람들은 모두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람들을 가린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성격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급격히 말수가 적어진다. 하지만 친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얼마나 수다스럽고 유머 감각도 뛰어난지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반면에 말이 많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다. 얼핏 보아도 전형적인 외향적 성격이다. 그런데 혼자 있을때는 외로움을 몹시 타고 가슴이 여려 쉽게 상처를 받는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허풍’이다. ‘허풍’은 말 그대로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려니 좀 싱겁다. 그래서 말에 살을 붙인다. 우리가 어릴 때는 프로레슬링이 최고의 인기가 있었다. 볼거리도 없고 지금은 흔하디흔한 TV수상기도 구경하기 힘든 시절에 어쩌다 열리는 프로레슬링은 마을 잔치였다. 그 당시에 기억되는 프로레슬러는 “장영철” “천규덕” “김일”을 비롯하여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기술(?)은 허풍이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아파서 어쩔 줄 모르고 큰 액션을 쓰며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일 선수에게는 오버 액션이 없었다. 우직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링에 올라 온갖 반칙과 공격을 받다가 박치기 한방이면 경기는 끝이 났다. “정말 김일의 이마는 돌덩어리 같았을까?” 그것이 그가 고인이 된 지금도 의문이다. 프로레슬링 경기가 있었던 다음날에 학교에 가보면 모두 레슬링 이야기였다. 그 당시는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 그리 많이 않았다. 경기를 보지 못한 친구들은 주눅이 들었고 아이들 앞에서 김일의 박치기를 재연하며 경기실황을 설명하는 아이의 허풍은 도를 더했다. 그래도 덤덤하게 “우리나라가 이겼어”하는 친구보다는 허풍이지만 상세하게 경기를 중계해 주는 친구가 더 좋았다.

허풍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전유물이라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남자들은 이상하게 허풍이 세다. 술에 대하여, 정력에 대하여, 사회 위치에 대하여 남자들은 과장을 한다. 특히 남자들끼리 어울릴때는 잠잠하다가도 여성이 자리를 함께하면 허풍이 난무한다. 허풍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허풍은 사실 자신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글쎄요”하는 사람보다는 “문제없습니다.”하는 사람이 더 낫지 않을까? 또한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 중에 그 허풍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애를 쓰다가 실제로 큰일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많아 보인다. 말을 안 하는 사람은 책임을 질 이유도 없기 때문에 나올 듯하다가 사그러져 버린다.

나에게는 죽마고우 목사 친구가 있다. 신학생 시절에는 다 어려운 때이지만 그는 정말 어려운 전도사 시절을 보냈다.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교내식당으로 향할때에 그는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학교 뒷산으로 향할만큼 가난했다. 어느 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자매가 나타났다. 그녀는 약대에 재학 중인 미모의 여성이었다. 자매가 보기에도 외모로나 배경으로나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친구의 끈질긴 구애 끝에 자매는 마음을 열었고 사랑이 깊어져 부부가 되었다. 나중에 사모님에게 물었다. “뭘 믿고 조 전도사에게 시집을 왔느냐?”고. 자매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날 때마다 희망을 주었다고 했다. 현실은 난감한데 당당하게 다가서는 그의 모습에 인생을 맡기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 목사님 부부는 슬하에 3남매를 두고 멋진 목회를 펼치며 살고 있다. 그러고보면 허풍도 필요하다. 이런 어려운 시절을 지내며 현실에 파묻혀 허덕이는 모습보다는 “잘 됩니다.” 허풍을 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든든해 보일 듯하다. 남을 해치고 현혹시키는 허풍만 아니라면 그 허풍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처럼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듯싶다.


  1. 35m 다리에 올라간 사나이 10/24/2011

    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
    Views70919
    Read More
  2.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77556
    Read More
  3. 추억이 피어오르는 음식 10/8/2011

    사람에게 소중한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은 “식도락(食道樂: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봄을 도락으로 삼는 일)”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면 그 음식에 얽힌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늘쫑”만 보면 금새 ...
    Views71723
    Read More
  4. 이민 전설 10/8/2011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 익숙한 것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미국에 오시게 되셨습니까?” 사연은 가지가지이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영주권을...
    Views70553
    Read More
  5. 감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10/8/2011

    한국에서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구먼’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매우 감각적이었다. 그 중에 “한국 ...
    Views69640
    Read More
  6. 이런 마음을 알기는 하니! 10/8/2011

    딸이 떠났다. 그동안 전공하던 것을 접고 “음악을 공부하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먼 로스엔젤레스(L.A.)로 떠나갔다. 몇 달 전, 심각하게 아빠와의 면담을 요구 했을때는 하찮게 들어 넘겼다. 미국에 처음 이민을 온 곳이 L.A.이기에 막연한 그리...
    Views71026
    Read More
  7. 가을은 다시 창밖에 10/8/2011

    필라의 여름은 한국처럼 끈적거리거나 따갑지 않아서 좋다. 가는 곳마다 울창한 숲이 우거져있고 간간히 숲을 적시는 빗줄기가 있기에 그렇다. 한낮에는 기온이 치솟다가도 밤중에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처음 미국 서부로 이민을 와...
    Views76299
    Read More
  8. 시장통 사람들 9/2/2011

    우리 한국의 매력은 재래시장에 있다. 백화점이 동네를 점령하면서 편리한 생활이 보장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재래시장에 가야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항상 그리운 것은 재래시장의 정겨움이다. 시장 한구석에 퍼질러 앉아 순대와 오뎅을...
    Views79483
    Read More
  9. 캠프에서 만난 사람 8/31/2011

    장애인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랑의 캠프”가 막을 올렸다. 동부에 있는 밀알선교단이 연합하여 개최하는 사랑의 캠프는 금년으로 19회 째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 밀알 단장으로 와서 어느새 아홉 번째 참석하고 있으니 실로 세월이 유수이...
    Views73434
    Read More
  10. 부부는 거울이다 8/31/2011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관계가 부부이다. 전혀 다른 집안과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사람이 어느 날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이불을 덮는다. 처음부터 잘 맞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처음에는 한눈에 반해서, 서로 함께 사는 것이 평생소원이어서 부부가 되...
    Views63481
    Read More
  11. 허풍 8/31/2011

    사역을 하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잔잔하고 진실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기도하고 때로는 ‘척’들어도 허풍 같은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사람까지 참 다채롭다. 심리학자 ‘칼융’의 학설처럼 겉으로 드러나...
    Views71770
    Read More
  12. 알아차리기  8/4/2011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을 시작한다. “아니!” 감탄사를 연발하며 새로운 소식에 반응을 한다. 남성들은 선천적으로 뉴스를 너무도 좋아한다. 모임에 갔을때에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
    Views69151
    Read More
  13. 버려진 노인들 8/4/2011

    여행사에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받아드니 하시는 말이 “아가씨, 오늘 날씨가 어떻대요?” 기가 막히다. 바빠서 허둥대는 사람에게 겨우 묻는 것이 날씨라니. “예, 오늘은 좀 덥구요. 오후에는 소나기도 온답니다.” 실제로 필라델...
    Views69379
    Read More
  14. 그 이름 그 사람  8/4/2011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름이 있다. 사실 이름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붙여지는 고유명사이다. 이름은 태어나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태에 잉태된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도 있다. 바로 ‘태명’(胎名)이다. 태명이 태명으로 끝나는 경...
    Views70136
    Read More
  15. 짝 8/4/2011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짝’을 찾는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 ‘어떤 짝을 만나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 좋은 짝을 만나면 등굣길이 가볍다. 학교생활이 행복하다. 하지만 희한한(?) 짝을 만나면 괴...
    Views71173
    Read More
  16. 휠체어  7/7/2011

    휠체어가 한 대 놓여있다. 사람들은 휠체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거동이 몹시 불편한 분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앉으신 분을 처음 보았을 때에 느낌이 떠오른다. 장애를 가지...
    Views78847
    Read More
  17. 깍두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가 “깍두기”이다. 무우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적당히 양념을 버무려놓으면 감칠맛 나는 “깍두기”가 탄생한다. “깍두기”하면 설렁탕이 생각나는 것은 둘이 너무나 궁합이 잘 맞기 때문...
    Views83267
    Read More
  18. 쵸코군!  6/22/2011

    우리 집에는 남자(?) 강아지가 있다. 나이는 세 살이고 ‘요크 샤테리아’이다. 처음 병원에서 발행한 족보를 보면서 미소가 저절로 번졌다. 마치 한국의 주민등록 등본처럼 “쵸코”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
    Views76130
    Read More
  19. 엄마한테 쓰는 편지 6/22/2011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사한 일 중에 하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잘 만났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불만이 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 나도 나의 부모님에 대해서 아쉬워하며 살아온 사람 중에 한사람이다. ‘조금 더 경제적으로 넉넉한 부모...
    Views66903
    Read More
  20. 전신마비 장애인 6/22/2011

    30대 중반에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을 때였다. 어느 주일에 한 가족이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에 등록을 하였다. 남편은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기사였고 아내는 다소곳한 인상에 두 명의 어린 아들이 있었다. “목포에서 살다가 병상에 ...
    Views8375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