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8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사랑이 가슴에 저민다. “, 그때 우리 엄마(아빠)의 마음이 그랬겠구나!” 어린 모습 그대로일지 알았는데 어느새 가정을 꾸미고 자식을 키우는 모습속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귀엽고 앙증맞던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어엿한 엄마로 아가의 칭얼거림을 달래는 모습이 대견하다.

 

  요사이 젊은 부부들을 본다.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고상하다. 절대로 나무라거나 면박을 주지 않는다. 타이르고 차분히 설득한다. 부럽다. 한편 부끄럽다. 우리 세대는 부모의 롤모델이 없었다. 엄마는 오로지 집안일에 매진하는 안사람이었고, 아버지는 늘 바쁘셨다. 진정 바깥양반이었다. 엄마와 있으면 편안했지만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행동거지가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요사이 젊은 아빠들은 다정다감하다. 외출을 하면 짐과 아이들을 모두 떠맡는다. 기세등등하던 아버지 상은 훨씬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어졌다.

 

  이미 출가한 아이들을 보면 그래서 미안하다. 젊은 아빠는 목회를 한다는 핑계로 새벽예배에 나가면 온종일 교회에서 지냈다. 심방을 하고 전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간혹 친구 목사들 모임이 있을때면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다녀왔다. 아이들은 언제 집에 오느냐?”고 전화를 해댔고 빨리 씻고 자라고 소리만 질러댔다.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할때에 나는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가족모임을 가질 때 가끔 아이들이 자신들은 방관의 존재였다는 말을 한다. 가만히 듣기만한다. 때로는 미안하다라고 한다. 나이가 드니 애비가 해준일이 솔직히 하나도 없다. 누구처럼 등록금을 대준적도 없고, 공부할때에 곁에서 학습을 도와준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도 불평없이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수한 회사에 취업하여 꿈을 펼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좋은 믿음의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주니 더 바라는 것도 없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 누구가 자식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젊을때는 자식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 생활에 쫓기고 사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고, 가족부양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보니 아이가 아이가 아니다. 이제 부모의 손길을 벗어난 세대에 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훨훨 짝을 찾아 날아간다. 효성스러운 자녀들도 많이있지만 나이가 들어 자식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사는 부모의 마음을 그들은 얼마나 헤아릴까?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 내 맘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위해 하나님이 자식을 주셨다는 말도 있다. 어리면 어린대로 서서히 자라가며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장통을 겪을 때는 어디까지 개입하며 돌보아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리고 청년, 사회인,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자식들을 부모는 평생 가슴앓이를 하며 지켜보아야만 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산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모든 자녀가 그렇게 평탄하게 살아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을 방문했다가 충격적이 소식을 접했다. 옛날 내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 당시 담임 목사의 장남은 장로가 되어 그 교회를 충성되이 섬기고 있다. 그런데 그의 차남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나이가 31. 가슴이 탁 막혀왔다. 고이 길러온 아들을 잃고 중직인 그가 너무 가슴이 아파 교회도 나가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었다. 얼마나 처절한 이야기인가?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남은 날을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부부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뚝뚝하던 아버지가 아들이 집영통보를 받고 연병장으로 들어갈때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타주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들의 짐을 기숙사에 풀어주고 작별 허그를 나누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부모는 흐느껴 울게 된다. 자식은 소중한 선물임이 틀림없지만 평생 가장 큰 무게로 눌러오는 저울인 듯 하다.

 

 


  1. No Image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
    Views3870
    Read More
  2. No Image

    이런 인생도 있다

    지극히 평범한, 아니 처절하리만큼 모진 삶을 살다가 미국 한복판에서 미군 고급장교로 인생을 마무리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서진규 씨의 기사를 접하고 혀를 내둘렀다. 학력이 뛰어났다든가? 어릴때부터 머리가 명석했다든가? 명문가문에서 태어난 분이 ...
    Views3799
    Read More
  3. No Image

    숙명, 운명, 사명

    살아있는 사람은 다 생명을 가지고 있다. 생명, 영어로는 Life. 한문으로는 生命-분석하면 살 ‘生’ 명령 ‘命’ 풀어보면 “살아야 할 명령”이 된다. 엄마의 태로부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살라는” 명을...
    Views3724
    Read More
  4. No Image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양평)에서 자랐다. 집 앞에 흐르는 실개천에 한여름 장마가 찾아오면 물의 깊이와 흐름이 멱감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이 불어난 그곳에서 온 종일 아이들과 고기를 잡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동네 뒤편에는 병풍을 두른 듯 동산이 ...
    Views3718
    Read More
  5.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3716
    Read More
  6. No Image

    있을 수 없는 일?

    가끔 정신이 ‘멍’해지는 뉴스를 접할때가 있다. 상상이 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밀알선교단 창립 45주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지인과 서울을 오가다가 성수대교를...
    Views3673
    Read More
  7. No Image

    결혼하고는 완전 다른 사람이예요!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새댁이라면 새댁이 내뱉은 말이다. 연애할 때는 그렇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았는데. 그래서 ‘이 남자하고 살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결혼해 살아보니 “말짱 꽝”이다. 연애 할 때는 이벤트로 깜짝깜짝 놀라...
    Views3643
    Read More
  8. No Image

    오체불만족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Views3617
    Read More
  9. No Image

    '무’(無)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무’(無)라고도 하고 ‘영’(靈)이라도 했다. ‘그’라고 부르기는 하겠지만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형체도 모양도 없었다. 실제는 그의 이름도 없었다. &ls...
    Views3479
    Read More
  10. No Image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어느새 세월이 흘러 2023년의 끝자락이 보인다. 한해가 저물어감에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마음이 서럽지 않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제날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
    Views3470
    Read More
  11. No Image

    무슨 “띠”세요?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밝아온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다가 나이를 물으면 바로 “몇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대개 “저는 몇 년생입니다.”로부터 “저요? ○○ 띠입니다.”라고 해서 한참을 계산해야...
    Views3433
    Read More
  12. 아, 정겨운 봄날이여!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취향은 다양하다. 하지만 춥고 지루하고 변덕스러운 겨울을 지나 맞이하는 봄은 누구나에게 포근함을 안겨준다. 봄은 희망이다. 봄은 말 그대로 봄(view)이다. 죽은 듯 보이던 대지에서 파아란 새싹이...
    Views3269
    Read More
  13. No Image

    화장은 하루도 못가지만

    낯선 사람과 마주치며 느끼는 감정이 첫인상이다. 어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①복장(服裝) ②헤어스타일 ③얼굴 표정 ④목소리 톤, 말투 ⑤자세로 밝혀졌다. 첫인상과 관련해서 ‘6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겨우 6...
    Views3210
    Read More
  14. No Image

    데이모스의 법칙

    삶은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면서 하루 종일 생각하며 산다. 과연 내 삶을 스치는 생각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말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는 표현이 있다. 그렇다. 묘하게도 사람은 하루에 5만~6만 가지 생각을 한다. ...
    Views3164
    Read More
  15. No Image

    ‘호꾸’와 ‘모난 돌’

    갑자기 중 · 고 시절 입던 교복이 생각났다. 까만색 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다녀야 하는 세월이 무려 6년이었다. 하복은 그렇다치고 동복에는 ‘호꾸’라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라를 목 안쪽에 장착하고 채워야...
    Views2986
    Read More
  16. No Image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항상 완고했다. 때로는 가정폭력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싫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들로 기본예의는 갖추었지만 누구처럼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상담을 받게 되었고, 조언을 받아들여 아버지와의 ...
    Views2764
    Read More
  17. No Image

    숨겨져 있는 것에 소중함

    모든 것이 빨리 드러나기를 바라는 조급증이 사람들 마음에 도사리고 있다. 애를 쓴 만큼 열매가 맺어지기를 기대하며 인생은 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이 오르기를 애타게 갈망한다. 부모는 어린 자녀들이 속히 성장하여 앞가름하며 살기...
    Views1923
    Read More
  18. No Image

    상처는 스승이다

    인생은 철모르는 어린아이 때 기대했던 것처럼 그리 녹록지 않았다. 굽이굽이 고비를 넘어야 했고, ‘이제 편한 세상이 되었나보다!’하면 어느새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다가와 찔러 댔다. 생존은 마치 전쟁터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우리는 이민...
    Views1913
    Read More
  19. No Image

    발달장애 가족 이야기

    작년 가을, 밀알 소풍을 가는 날이었다. Park로 출발하기 앞서 밀알선교센터에 모이기 시작했고 부모의 차를 타고 장애아동들이 당도하고 있었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라이드하고 돌아서는 순간. 밀알에 나와 봉사하던 한 분이 놀란 눈으로 어머니의 손을 움...
    Views1709
    Read More
  20. No Image

    부부의 날

    어느 강좌 시간에 교수가 한 여성을 불러낸다. 그리고는 “앞에 나와서 칠판에 아주 절친한 사람 20명의 이름을 적어보세요.” 요구를 했다. 여성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교수가 주문한대로 ‘가족, 이웃, 친구, 친척’등 20명의 이름...
    Views113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