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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3 14:13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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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jpg

 

  누군가는 명품 스포츠용품만 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신는 운동화 하나가 그렇게 고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을 때이다. 한국에서 절친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로데오거리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명품 전문 로데오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가본적은 없던터였다. 가까스로 스트릿 파킹을 하고 쇼핑을 시작하였다. 미국에 살고 있는 내가 인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여행을 온 사람이 내가 탄 휠체어를 밀며 여기저기를 드나드는 형국이 어색하기만 했다. 그분은 물을 만난 듯이 예전에 와본 것 같은 익숙함까지 곁들어 많은 점포들을 찾아다녔다. 그분이 저만치서 물건을 고르고 있을때에 호기심에 물건 가격표를 들쳐보았다.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하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었다. ‘!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긴데 이런 것을 사는 사람도 있구나!’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명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말은 동일하다. “역시 명품은 명품이야!” 물론 물건이 좋으니까 명품일 것이다. 무서운 것은 명품에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값이 싼 물건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희한한 쪽으로 생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물론 재력이 있어 명품을 걸치고 다니는 것이 무슨 흉이 되겠는가? 한창 한국에 오렌지족(:1980년대 부모의 부를 기반으로 서울 강남 일대에서 개인적이고 향락적이며 퇴폐적인 소비문화를 주도하던 젊은이들)이 압구정동을 휩쓸고 다닐때에 어느 집에서는 아들에게 하루 용돈으로 “$10,000(일천만원)을 주었다는 속설이 있다. 하루에 만 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가능한 것은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명품을 구입하는데 돈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명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에 대해 나는 조금도 불만은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능력은 안 되는데 명품에 빠져 있는 사람이다. “밥은 굶어도 명품은 들고 다녀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말 그대로 점심을 굶을지언정 돈을 아끼고 아껴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명품을 들고 다닐만한 여유가 있고 그만한 위치가 된다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형편이 안 되는데 명품만 고집한다면 그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명품이 사치냐?”라고 묻는다면 일단 노코멘트다. 하지만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하고 싶다. 명품을 갈망하는 아내를 뒤치다꺼리하다 결국 파국을 맞이하는 부부가 있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명품을 고집하는 것일까?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외모, 학벌, 직장, 가문에 대해 콤플렉스가 심한 사람은 명품을 통해 그 욕구를 만족시키려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영향이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던 사람도 주위 사람들이 명품을 들고 다니며 그런쪽으로 대화가 자주 흐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명품에 중독이 되는 경우이다. 처음엔 한두 가지 명품을 소유하게 된다. “여자가 명품핸드백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하면서 구입하다가 그런 물건들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서서히 중독에 빠져들게 된다.

 

  나중에는 성능이나 품질보다는 상표만 보고 물건을 사들이는 단계에 들어간다. 필요하면 사야 한다. 이왕이면 좋고 튼튼한 물건으로 말이다. 하지만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데 명품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 구매한다면 중독이다. 이것은 사회의 낭비를 부추키는 사회악으로 발전한다. 한국에서는 한때 루이비통 핸드백을 메고 스타 벅스 커피를 마시면 격이 높아진다는 속설이 나돌기도 했다. 명품 좋다. 하지만 물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명품이 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이 걸친 옷, 가진 물건, 쓰는 모든 것들이 명품이 된다. “명품 인생을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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