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3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펼쳐질 미지의 세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진다.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에 쏟아지는 예측은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간다. 무엇보다 예민한 것은 경제전망이다. 꼭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것에 흔들린다. 언제는 기름값이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었던가? 언제는 전쟁이 끝날것이라는 희소식도 없었는데 말이다. 따라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입술로 선포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지나가고 다가오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자그마한 희망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어밀고 나오는 날이 오고야만다.

 

  나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차를 운전하며 다닐 때 한길로만 다니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기대 없이 낯선 길로 들어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秘境)을 보고 환희에 찬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낯선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 습성은 성장 배경에서 주어진 삶의 보너스이다. 순경 아버지의 잦은 전근은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일은 어린 가슴을 멍들게 했고, 새로운 동네와 학교에 신속하게 적응해 내는 것은 실로 버거운 과정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돌아보니 그런 과정들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습득하게 되었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무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내성이 생겨났다.

 

  종달새를 다른 말로 희망을 주는 새라고 한다. 그 유래는 종달새는 봄에 나와 처음부터 높이 날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땅에 닿을 듯이 낮게 나른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높이를 더해가며 날아오른다. 급기야 초여름이 되면 저 하늘에 작은 점이 될 만큼 높이 날아오른다. 의미가 있다. 희망은 처음부터 커다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시작은 미미하다. 그러나 그 희망은 갈수록 커지고 아름다워져 상상 할 수 없을 기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사람들은 욕망과 희망을 혼동한다. 희망은 인간이 원하는 밝고 아름답고 진실하고 선한 것이다. 욕망은 탐욕과 이기적인 요소가 들어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하여 타인의 피해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는 데 인색하다. 희망은 끝이 없어도 좋은데 말이다. 반면에 욕망은 그 속성이 위험하다. 하나를 채우면 둘을 원하게 된다. 이것이 결국 나를 슬프게, 불행하게,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므로 욕망이 아니라 희망에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 희망은 삶의 의욕을 날마다 공급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생활이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은 진실의 힘이다. 이 진실의 힘보다 더 강하고 아름다운 힘은 없다. 바르고 진실하게 살면 강하고 담대해질 수 있다. 담대하다는 것은 거침없이 살 수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그런 사람을 용감하다고 한다. 용감한 사람의 특징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어떤 것을 간절히 바라고 그 하고 싶은 것이 바로 꿈이 되고 희망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런 희망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내 손에 펜이 한 자루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펜으로 글을 쓸 수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편지도 쓸 수 있으니까. 내 입에 따뜻한 말 한마디 담겨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말로 남을 위로할 뿐 아니라 격려하며 기쁘게 할 수 있으니까. 내 눈에 눈물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눈물로 가난과 슬픔으로 지친 이들의 아픔을 씻어 낼 수 있으니까. 내 곁에 좋은 친구 한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친구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지칠 때는 기댈 수 있고 따뜻한 위로도 받을 수 있으니까. 내 가슴에 사랑하나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며 세상을 사랑할 수 있으니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은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새해를 희망으로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2024, 이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1. No Image

    아내의 존재

    내가 어릴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도 커보였다. 형제끼리 이방 저방을 오가며 장난을 치고 호들갑을 떨며 어수선하다가도 아버지가 퇴근을 하고 집에 오시면 일순간 조용해 졌다. 식사 중에 대화를 하면 “밥풀이 튄다”고 절제를 시켰고, 밥숟가...
    Views5274
    Read More
  2. No Image

    시각 장애 반장

    장애를 안고 통합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인기가 있었다. 종로에 “명휘원”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이 그곳이다. 어떤 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견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Views5527
    Read More
  3.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5274
    Read More
  4. No Image

    군밤

    모처럼 한국 친구 목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친구야, 용인에서 먹던 <묵밥>이 먹고 싶다.” 외쳤더니 한참을 웃다가 “너는 기억력도 좋다. 언제든지 와 사줄게.”하는 대답이 정겹게 가슴을 파고든다. 30대였을거다. 추운 겨울날에 친...
    Views5654
    Read More
  5. No Image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나는 자라났다. 학기 초 학교에서 내어준 가정환경조사서의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자리했다. 간혹 엄마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 집도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 아버지가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
    Views5914
    Read More
  6. No Image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지난 1월 2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설날이었다. 명절은 누구에게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100여명의 장애인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장애인들은 ‘장애와 고...
    Views6219
    Read More
  7. No Image

    잊혀져 간 그 겨울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날씨는 음력이 정확하게 이끌어 주는 것 같다. 설(22일)을 넘어 입춘(2월 4일)이 한주 앞으로 바싹 다가서고 있다. 불안한 것은 눈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별걱정을 다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
    Views5628
    Read More
  8. No Image

    백수 예찬

    젊었을때는 누구나 쉬고 싶어한다. ‘언제나 마음놓고 쉬어볼까?’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삶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시름을 잊고 돌아보니 중년이요, 또 한바퀴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에 접어든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60세가 ...
    Views5870
    Read More
  9. No Image

    겨울에도 꽃은 핀다

    사람의 처지가 좋아지면 꽃이 피었다고 표현한다. 여성을 비하한다는 위험성이 있지만 한때는 여성들을 곧잘 꽃에 비유했다. 바라만 보아도 그냥 기분 좋아지는 존재, 다르기에 신비로워서일까? 꽃을 보며 인상을 쓰는 사람은 없다. 어여쁜 꽃을 보면 누구나 ...
    Views6320
    Read More
  10. No Image

    돋는 해의 아침 빛<2023년 첫칼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해돋이를 위해 산이나 바다로 향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태양이건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 바라보는 태양의 의미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목사이기에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요, 삶이 된 것 같다. ...
    Views6535
    Read More
  11. No Image

    그래도 가야만 한다<송년>

    밀알선교단 자원봉사자 9학년 남학생에게 물었다. “세월이 참 빠르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란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그렇구나, 세월이 안간다’고 느끼는 세대도 있구나! 그러면서 그 나이에 나를 생각해 보았다. 경기도 양평...
    Views6828
    Read More
  12. 명품

    누군가는 명품 스포츠용품만 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신는 운동화 하나가 그렇게 고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을 때이다. 한국에서 절친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로데오거리’를 구경하고 싶다&rdquo...
    Views6683
    Read More
  13. 겨울 친구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실내에 들어서면 온기가 충만하고 차에 올라 히터를 켜면 금방 따스해 지니 다행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웠는지 아니면 입은 옷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는지 그때는 ...
    Views6459
    Read More
  14. 누가 ‘욕’을 아름답다 하는가?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조용히, 어떨 때는 큰 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할 때도 있지만 거칠고 성난 파도가 치듯 말을 하기도 한다. 말 중에 해독이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욕’이다. 세상을 살면서 욕 한마디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비기...
    Views6992
    Read More
  15. 인연

    어느새 2022년의 끝자락이다. 3년의 길고 지루했던 팬데믹을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금년 세모는 서러운 생각은 별로 안드는 것 같다. 돌아보니 금년에도 바쁘게 돌아쳤다. 1월 새해 사역을 시작하려니 오미크론이 번지며 점점 연기되어 갔다. 2월부터 ...
    Views6322
    Read More
  16. 인생을 살아보니

    젊을때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스쳐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은 힘겹고 모든 것이 낯설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실수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 학업, 이후의 취업. 그리고 인륜지대사 결혼. 이후에는 더 높은곳을 향...
    Views6866
    Read More
  17. 웃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게 주어진 은총이다. 태어나 요람에 누우면 부모의 숨결, 들려주는 목소리가 아이를 만난다. “엄마해 봐, 아빠 해봐” 수만번을 어우르며 외치다 보면 드디어 아이의 입이 열린다. 말을 시작하며 아이는 소통을 시작한...
    Views6882
    Read More
  18. 결혼의 신기루

    연거푸 토요일마다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코발트색 가을하늘. 멋진 턱시도와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은 진정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롱하다. 필라에는 정말 멋진 야외 ...
    Views7071
    Read More
  19. 기다려 주는 사랑

    누구나 눈을 뜨면 외출을 한다. 사업이나 직장으로, 혹은 사적인 일을 감당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누군가 출입문을 나설때면 배웅을 해준다. 덕담을 곁들여서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고 등교를...
    Views6851
    Read More
  20.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의 그늘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
    Views690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