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8.19 10:50

YOLO의 불편한 진실

조회 수 611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yolo.png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매력적인 말이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보면 순간을 살고 죽자는 의미가 된다. 인생은 관계이다. 홀로 태어난 인생은 없다. 부모님에 의해 태어나고 자라난다. 자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연과 우정을 쌓아가며 삶이 엮어져 간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이다. 양보이며 희생이다. ‘위주로 살아가면 주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베풀고 들어주고 아우르는 단계에서 성숙을 경험하게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YOLO”는 그게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내가 할 일 해가면서 오로지 나 중심으로 살면 된다.’는 의식이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내일을 위해 준비할 필요 없이 단세포적으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번져간 삼포 세대란 말이 있다. 현실이 어렵다보니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연애를 할 돈도, 시간도, 정신적 여유도 없다. 따라서 결혼은 이상일 뿐이며, 막상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 소중한 생의 과업(?)조차 뒤로 미루고 있는 현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어른들과 마주하면 내가 젊었을 때에는으로 입을 떼셨다. 그분이 살아오며 겪었던 일에 대한 기나긴 넋두리를 마냥 들어야 했다. 듣기가 지루한 면도 있었지만 그분의 인생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이가 들어가며 그분이 말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하는 깨달음이 오며 감사가 밀려온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말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묘미를 모르는 인생,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격언의 의미를 무시하고, 오늘을 즐기려는 인생은 참으로 가련하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바쁘다. 인터넷이 없으면 안달을 하고 손에서 한시도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혼밥’(홀로 밥을 먹음), ‘혼술’ ‘혼행’(홀로 여행)하는 것이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옆에 누군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되어가다 보니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가꾸어나가기 트랜드가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 ‘YOLO’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탈피해서 나 중심의 삶을 우선에 둔다. 기성세대처럼 남을 의식하며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삼기보다 에게 초점을 맞추고 확실한 현재의 행복을 추구한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쪼달리며 살기보다 비록 전세, 월세라도 멋지게 집을 장식하고 명품 차를 타고 유유자적하며 사는 모습이다. 후회 없이 즐기고, 마음껏 사랑하고, 힘껏 배우기 위해 서슴없이 지갑을 연다.

 

 따라서 소유의 개념은 약해진다. 여행과 취미활동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 더 심각한 것은 즉각적인 욕구중심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오늘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더 집중하다보니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돈에 대해 초연해 질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는 긍정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감 상실은 결국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그냥 오늘을 즐기자는 자조적인 행동을 동반할 수 있다.

 

 오늘 주어진 젊음, 건강, , 을 오늘 다 허비하기보다 내일을 위해 절제하며 가능성을 계발하는 지혜가 ‘YOLO’족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살아있는 자의 과업임을 기억해야 한다. 불 없이 도자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을 만나야 아름다운 흙에서 도자기로 탄생한다. 때로는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축적해 둘 줄 아는 사람이 행복을 길고 깊게 유지할 수 있다.


  1. No Image

    시각 장애 반장

    장애를 안고 통합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인기가 있었다. 종로에 “명휘원”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이 그곳이다. 어떤 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견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Views4934
    Read More
  2.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4787
    Read More
  3. No Image

    군밤

    모처럼 한국 친구 목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친구야, 용인에서 먹던 <묵밥>이 먹고 싶다.” 외쳤더니 한참을 웃다가 “너는 기억력도 좋다. 언제든지 와 사줄게.”하는 대답이 정겹게 가슴을 파고든다. 30대였을거다. 추운 겨울날에 친...
    Views5089
    Read More
  4. No Image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나는 자라났다. 학기 초 학교에서 내어준 가정환경조사서의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자리했다. 간혹 엄마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 집도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 아버지가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
    Views5264
    Read More
  5. No Image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지난 1월 2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설날이었다. 명절은 누구에게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100여명의 장애인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장애인들은 ‘장애와 고...
    Views5504
    Read More
  6. No Image

    잊혀져 간 그 겨울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날씨는 음력이 정확하게 이끌어 주는 것 같다. 설(22일)을 넘어 입춘(2월 4일)이 한주 앞으로 바싹 다가서고 있다. 불안한 것은 눈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별걱정을 다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
    Views5131
    Read More
  7. No Image

    백수 예찬

    젊었을때는 누구나 쉬고 싶어한다. ‘언제나 마음놓고 쉬어볼까?’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삶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시름을 잊고 돌아보니 중년이요, 또 한바퀴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에 접어든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60세가 ...
    Views5392
    Read More
  8. No Image

    겨울에도 꽃은 핀다

    사람의 처지가 좋아지면 꽃이 피었다고 표현한다. 여성을 비하한다는 위험성이 있지만 한때는 여성들을 곧잘 꽃에 비유했다. 바라만 보아도 그냥 기분 좋아지는 존재, 다르기에 신비로워서일까? 꽃을 보며 인상을 쓰는 사람은 없다. 어여쁜 꽃을 보면 누구나 ...
    Views5835
    Read More
  9. No Image

    돋는 해의 아침 빛<2023년 첫칼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해돋이를 위해 산이나 바다로 향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태양이건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 바라보는 태양의 의미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목사이기에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요, 삶이 된 것 같다. ...
    Views5829
    Read More
  10. No Image

    그래도 가야만 한다<송년>

    밀알선교단 자원봉사자 9학년 남학생에게 물었다. “세월이 참 빠르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란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그렇구나, 세월이 안간다’고 느끼는 세대도 있구나! 그러면서 그 나이에 나를 생각해 보았다. 경기도 양평...
    Views6148
    Read More
  11. 명품

    누군가는 명품 스포츠용품만 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신는 운동화 하나가 그렇게 고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을 때이다. 한국에서 절친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로데오거리’를 구경하고 싶다&rdquo...
    Views5868
    Read More
  12. 겨울 친구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실내에 들어서면 온기가 충만하고 차에 올라 히터를 켜면 금방 따스해 지니 다행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웠는지 아니면 입은 옷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는지 그때는 ...
    Views5902
    Read More
  13. 누가 ‘욕’을 아름답다 하는가?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조용히, 어떨 때는 큰 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할 때도 있지만 거칠고 성난 파도가 치듯 말을 하기도 한다. 말 중에 해독이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욕’이다. 세상을 살면서 욕 한마디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비기...
    Views6329
    Read More
  14. 인연

    어느새 2022년의 끝자락이다. 3년의 길고 지루했던 팬데믹을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금년 세모는 서러운 생각은 별로 안드는 것 같다. 돌아보니 금년에도 바쁘게 돌아쳤다. 1월 새해 사역을 시작하려니 오미크론이 번지며 점점 연기되어 갔다. 2월부터 ...
    Views5643
    Read More
  15. 인생을 살아보니

    젊을때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스쳐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은 힘겹고 모든 것이 낯설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실수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 학업, 이후의 취업. 그리고 인륜지대사 결혼. 이후에는 더 높은곳을 향...
    Views6295
    Read More
  16. 웃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게 주어진 은총이다. 태어나 요람에 누우면 부모의 숨결, 들려주는 목소리가 아이를 만난다. “엄마해 봐, 아빠 해봐” 수만번을 어우르며 외치다 보면 드디어 아이의 입이 열린다. 말을 시작하며 아이는 소통을 시작한...
    Views6304
    Read More
  17. 결혼의 신기루

    연거푸 토요일마다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코발트색 가을하늘. 멋진 턱시도와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은 진정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롱하다. 필라에는 정말 멋진 야외 ...
    Views6502
    Read More
  18. 기다려 주는 사랑

    누구나 눈을 뜨면 외출을 한다. 사업이나 직장으로, 혹은 사적인 일을 감당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누군가 출입문을 나설때면 배웅을 해준다. 덕담을 곁들여서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고 등교를...
    Views6243
    Read More
  19.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의 그늘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
    Views6341
    Read More
  20. 존재 자체로도 귀한 분들

    이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일 것이다. 부모는 자식의 뿌리이다. 부모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 묻고 싶다. “과연 나는 나의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력, 인격, 경제력, 기타 어떤 조건을 ...
    Views606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