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1.10 22:12

꼰대여, 늙은 남자여!

조회 수 548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꼰대.jpg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한다. 말하다 막히면 너 몇 살이냐?”고 물어온다. “소통을 하지 않고 호통을 친다.” 그럴까?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남자들의 자화상일까? 우리가 한창 젊을 때에 나이가 든 분들을 꼰대라고 불렀다. 심지어 친구 아버지를 부를 때도 꼰대 잘 계시냐?”고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꼰대가 되어 있었다.

 

 “황현승”(56)씨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가장이었다. 1995년 결혼할 때 아내에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을 세 번 복창시키며 조련(?)을 했다. 늘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폭력적이었던 남편을 아내는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아내는 결혼생활 10년 만에 새가 되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남기고 집을 나가 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황현승 씨는 변했다. 이제는 빨래도 개고 제사 땐 장도 보고 전도 부친다. “배동익(67) · 김정희(58)” 부부는 평생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아내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주도권이 기울어가는 것을 간파했다. 힘든 시간을 지혜롭게 감당하며 모든 것을 수용하기로 마음먹고 삶의 태도를 바꾸었다. 그래서 여전히 좋은 부부사이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져야 한다. 그래야 장수하고 건강하며 주위사람들도 편안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원리를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여전히 꼰대로 살려한다. 결국 다 잃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했다. “한번 성하면 반드시 멀지 않아 쇠해짐이요.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릴 때 아버지는 마징가 Z’였다. 능력도 짱! 포스도 당당하셨다. 무엇하나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분은 능력자였다. 하지만 노년에 접어들며 평생 근무하던 경찰직에서 물러선 아버지의 어깨는 초라할 정도로 작아보였다. 그리고는 어느 날 먼 길을 훌훌떠나버리셨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져줄 때는 한발 물러서주고 아량을 베풀어야 어른이다. 그것은 결코 약해져서가 아니다. 삶의 원리요, 인생의 법칙이다. 1년 전, 아이들이 너스레를 떨며 도전해 왔다. “아빠, 제발 밥 먹고 있을 때에 물 떠오라고 하지 마세요!” 기가 막혔다. ‘아니, 아빠가 물을 떠오라는데 불만을 가져?’ 아이들의 논리는 정연했다. ‘한창 밥을 먹고 있다가 물을 뜨러 가면 밥맛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망가진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아빠가 하는 말에 토를 달지 않던 아이들이 장성하자 당당히 개선을 요구해 온 것이다.

 

 요사이는 졸혼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사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나이 든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결혼 형태다. 혼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황혼이혼과는 차이가 있다. 졸혼 상태의 부부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산다. 별거하는 부부도 있으나 대개 정기적으로 만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부부 사이에 불화로 인해 헤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동안 자녀를 키우면서 누리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묘한 용어이다.

 

 언뜻 듣기는 그럴듯해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강성을 유지하려는 남편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묘책인 듯도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혼시절에 순한 양 같은 모습을 상실한 채 무섭게 대시하는 아내를 피해 망중한을 즐기려는 묘안인 듯도 싶다. 여하튼 어쩌겠는가? 이제 꼰대시대는 지나갔다. 납작 엎드려야 한다. 비겁해서가 아니다. 지혜로워져서이다. ? 지금 밥 먹다가 목이 메어 스스로 물뜨러 정수기로 가고 있다. 아이들이 웃고 있다. 그래도 행복하다. 나는 꼰대가 아니니까!

 

 

 

 

 

 

 

 

 

 

 


  1.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4781
    Read More
  2. No Image

    군밤

    모처럼 한국 친구 목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친구야, 용인에서 먹던 <묵밥>이 먹고 싶다.” 외쳤더니 한참을 웃다가 “너는 기억력도 좋다. 언제든지 와 사줄게.”하는 대답이 정겹게 가슴을 파고든다. 30대였을거다. 추운 겨울날에 친...
    Views5087
    Read More
  3. No Image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나는 자라났다. 학기 초 학교에서 내어준 가정환경조사서의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자리했다. 간혹 엄마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 집도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 아버지가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
    Views5255
    Read More
  4. No Image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지난 1월 2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설날이었다. 명절은 누구에게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100여명의 장애인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장애인들은 ‘장애와 고...
    Views5491
    Read More
  5. No Image

    잊혀져 간 그 겨울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날씨는 음력이 정확하게 이끌어 주는 것 같다. 설(22일)을 넘어 입춘(2월 4일)이 한주 앞으로 바싹 다가서고 있다. 불안한 것은 눈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별걱정을 다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
    Views5121
    Read More
  6. No Image

    백수 예찬

    젊었을때는 누구나 쉬고 싶어한다. ‘언제나 마음놓고 쉬어볼까?’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삶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시름을 잊고 돌아보니 중년이요, 또 한바퀴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에 접어든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60세가 ...
    Views5387
    Read More
  7. No Image

    겨울에도 꽃은 핀다

    사람의 처지가 좋아지면 꽃이 피었다고 표현한다. 여성을 비하한다는 위험성이 있지만 한때는 여성들을 곧잘 꽃에 비유했다. 바라만 보아도 그냥 기분 좋아지는 존재, 다르기에 신비로워서일까? 꽃을 보며 인상을 쓰는 사람은 없다. 어여쁜 꽃을 보면 누구나 ...
    Views5828
    Read More
  8. No Image

    돋는 해의 아침 빛<2023년 첫칼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해돋이를 위해 산이나 바다로 향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태양이건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 바라보는 태양의 의미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목사이기에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요, 삶이 된 것 같다. ...
    Views5820
    Read More
  9. No Image

    그래도 가야만 한다<송년>

    밀알선교단 자원봉사자 9학년 남학생에게 물었다. “세월이 참 빠르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란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그렇구나, 세월이 안간다’고 느끼는 세대도 있구나! 그러면서 그 나이에 나를 생각해 보았다. 경기도 양평...
    Views6140
    Read More
  10. 명품

    누군가는 명품 스포츠용품만 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신는 운동화 하나가 그렇게 고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을 때이다. 한국에서 절친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로데오거리’를 구경하고 싶다&rdquo...
    Views5856
    Read More
  11. 겨울 친구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실내에 들어서면 온기가 충만하고 차에 올라 히터를 켜면 금방 따스해 지니 다행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웠는지 아니면 입은 옷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는지 그때는 ...
    Views5892
    Read More
  12. 누가 ‘욕’을 아름답다 하는가?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조용히, 어떨 때는 큰 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할 때도 있지만 거칠고 성난 파도가 치듯 말을 하기도 한다. 말 중에 해독이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욕’이다. 세상을 살면서 욕 한마디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비기...
    Views6320
    Read More
  13. 인연

    어느새 2022년의 끝자락이다. 3년의 길고 지루했던 팬데믹을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금년 세모는 서러운 생각은 별로 안드는 것 같다. 돌아보니 금년에도 바쁘게 돌아쳤다. 1월 새해 사역을 시작하려니 오미크론이 번지며 점점 연기되어 갔다. 2월부터 ...
    Views5611
    Read More
  14. 인생을 살아보니

    젊을때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스쳐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은 힘겹고 모든 것이 낯설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실수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 학업, 이후의 취업. 그리고 인륜지대사 결혼. 이후에는 더 높은곳을 향...
    Views6280
    Read More
  15. 웃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게 주어진 은총이다. 태어나 요람에 누우면 부모의 숨결, 들려주는 목소리가 아이를 만난다. “엄마해 봐, 아빠 해봐” 수만번을 어우르며 외치다 보면 드디어 아이의 입이 열린다. 말을 시작하며 아이는 소통을 시작한...
    Views6297
    Read More
  16. 결혼의 신기루

    연거푸 토요일마다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코발트색 가을하늘. 멋진 턱시도와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은 진정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롱하다. 필라에는 정말 멋진 야외 ...
    Views6492
    Read More
  17. 기다려 주는 사랑

    누구나 눈을 뜨면 외출을 한다. 사업이나 직장으로, 혹은 사적인 일을 감당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누군가 출입문을 나설때면 배웅을 해준다. 덕담을 곁들여서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고 등교를...
    Views6237
    Read More
  18.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의 그늘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
    Views6335
    Read More
  19. 존재 자체로도 귀한 분들

    이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일 것이다. 부모는 자식의 뿌리이다. 부모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 묻고 싶다. “과연 나는 나의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력, 인격, 경제력, 기타 어떤 조건을 ...
    Views6066
    Read More
  20. 지금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정이 생기거나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면 지금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그것이 흔한 일상이지만 사소한 게으름이 인생의 기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경험을 ...
    Views630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