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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11:00

기회를 잡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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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jpg

 

                 

  인생은 어쩌면 기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신은 평생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 허락한다고 한다.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라! 기회가 많았다. 기회를 기회로 잡지 못하면 흘러간 시간이 되고 만다. 매사에 앞서가는 사람이 있다. 희한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반드시 기가 막힌 기회가 온다. “기회는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는 없다는 영국속담이 있다. 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가면 이미 늦다. 굳이 영어를 쓴다면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예민하게 포착해야 한다. 놓치면 버스가 지나간 다음에 손을 흔드는 꼴이 된다.

 

  고교시절 시내버스는 구조가 특이했다. 가운데는 비어있었고 창가 양쪽으로 길게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때문에 타고내리는 사람의 행동거지가 또렷이 드러났다. 자리에 앉아있는데 무거운 가방을 들고 누군가 차에 오른다. 공교롭게 내 앞에 선다. 슬쩍 가방을 잡아당기면 목례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며 가방을 내 무릎에 올려놓는다. 그런데 간혹 그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다. 후에 가방을 들어주려하면 무안한 상황이 전개된다.

 

  내 인생에게 있어서나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은 타이밍이다. 누구나 사춘기가 되면 이성에 눈을 뜨게 된다. 싱숭생숭, 두근두근, 야릇함, 그냥, 자꾸 보고 싶은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기이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고 놓쳐버린 사랑이 얼마나 많은가? 나이가 들어 동창들을 만났다. “그때 너 정말 너무 좋아했었다.”라고 하면 깜짝 놀란다.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누구를 더 좋아하는 줄 알았단다. 아하! 사랑은 표현해야 아는 거구나! 나이가 들어 알게 된다.

 

  인생에 있어서 언제 손을 내어밀것인가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로맹롤랑은 사람이 기회를 놓치는 것은 대부분 기회가 오지 않아서가 아니다. 기회가 왔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와도 잡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사냥꾼 두 사람이 깊은 산으로 사냥을 나갔다. 그들은 깊은 잠에 빠진 호랑이를 발견했다. 사냥꾼 ''이 엽총을 꺼내어 조준했다. 그러자 사냥꾼 ''이 만류하며 화살을 쏘자.”고 말했다. 내심 사냥꾼 ''의 사격 실력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사냥꾼은 엽총을 사용하느냐, 아니면 화살을 사용하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뜬 호랑이는 상황을 파악하고 몸을 날려 도망쳤다. 두 사냥꾼은 도망치는 호랑이를 향해 엽총과 화살을 쏘며 달려갔지만 호랑이는 이미 멀리 가버린 후였다. 호랑이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기회였는데 두 사냥꾼은 언쟁하다 그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조사를 놓치면 안 된다. 누군가의 결혼식, 장례식에 참석하면 나는 그의 은인(?)이 된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아 참석을 못하게 될 때가 있다. 이후 마주치면 미안해지는 관계가 된다. 교회나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이런 하찮은 일처럼 보이는 것에서 타이밍을 놓쳐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눈에 보이는 한사람만 보면 안 된다. 그 사람 뒤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부부가 모처럼 기차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하면서 부부싸움을 하는 바람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먹는 음식도 맛이 없었고 차창밖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모조리 놓쳐버리고 말았다. 푸르른 초원과 산,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 저만치 떼를 지어 날아가는 온갖 새들의 유희,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을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다. 신혼 때부터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까지도 이렇게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부싸움에 모든 에너지를 소비해버리며 사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사랑만하고 살아도 짧디 짧은 인생인데 말이다.

 

  행복도 타이밍이다. 다가오는 기회를 알아차리고 붙잡는 예민한 감각이 그래서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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