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20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amp.jpg

 

 어느새 27회를 맞이한 밀알 사랑의 캠프(25~27)가 막을 내렸다. 실로 역동적인 캠프였다. 마지막 날은 언제나 그렇듯이 눈물을 가득 담고 곳곳을 응시하며 다녀야 했다. 철없는 10Youth 친구들이 장애아동들을 돌보는 모습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동을 따라다니며 달랜다. 음식을 먹을 때도 시장기를 뒤로하고 아동부터 챙긴다. 음식을 흘리면 닦아주고 안아준다. 아마 부모들이 그 모습을 지켜본다면 집에서 칭얼대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에 놀랄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그들이 대견하다. 그런 예쁜 마음들이 엮어져 밀알은 기쁘게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도 젊은 엄마가 12학년, 10학년 두 딸을 데리고 밀알을 찾아왔다. 알고 보니 전부터 알던 분이었다. 어렴풋이 한국학교에 예쁘고 어린 딸들을 데리고 나오던 모습이 생각났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봉사하고 싶다.”며 밀알에 온 것이다. 얼마나 신기하고 고맙던지. “와우, 목사님이 너희들을 처음 본 것이 16년 전이니까 요만했는데. 목사님 기억나니?” 고개를 끄덕인다. 봉사도 얼마나 잘하는지. 알고 보면 세상에는 마음씀씀이가 고운 분들이 많다. 오로지 일류를 찾으며 아이를 채근하는 엄마도 있지만 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고운 마음을 심으려는 엄마들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캠프 장소는 뉴저지 프린스톤이었다. 10개 지단 중에 가장 가까이 있는 필라 밀알은 부담 없이 한 시간 남짓이면 당도하는 곳이었기에 너무도 좋았다. 하지만 금년에는 워싱톤까지 내려가야 했다. 거금을 들여 대형버스를 렌트해야했고, 장애인들을 동반하여 장거리를 가야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25() 모여오는 밀알들의 얼굴은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트래픽이 너무도 심했다. 예상을 넘어서서 꽉찬 5시간이 걸려서야 캠프장소인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 당도할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타지단 장애인들이 다가와 허그를 청한다. 여독이 금방 풀려나간다. 매년 여름 반갑게 만나는 그들이 있어 좋다.

 

 캠프는 두 개로 갈라진다. 성인 캠프는 믿음캠프로 칭하고 한국말로 진행된다. 반면 아동캠프는 사랑 캠프라고 부르며 오로지 영어로 진행한다. 금년 믿음 캠프 강사로는 한국 양산에서 삼양교회를 시무하는 정연철 목사님이 초청되었다. 몇 년전 필라복음화대성회 강사로도 오셨던 목사님은 나이 많은 할머니 한분으로 시작하여 5,000명이 모이는 교회가 되기까지 헌신 희생해 온 과정을 잔잔히 들려주어 은혜를 끼쳤다. 한 영혼이 얼마나 귀한지를 깨닫는 집회였다. 아동캠프는 6년째 김은예 전도사님이 스피커로 나섰다. 깊은 영성에 능숙한 영어스피치, 파워풀한 메시지는 장애아동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새로운 믿음을 심으며 도전을 주었다.

 

 금년 캠프에 두드러진 특징은 장애아동 학부모들의 고백을 듣는 시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젊고 예쁘고, 멋지고 큰 키에 학부모들은 환상적인 결혼을 하고 누구나처럼 허니문을 즐겼다. 그러다가 태어난 아이는 그들의 삶에 기쁨을 더했다. 감사하며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가 성장이 더디고 이상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진찰 후 장애판정을 받는 순간 그들의 가슴은 무너져내렸다. 참고로 자폐나 희귀장애는 성장과정에서 나타난다. 분명 자신의 아들임에도 장애아란 이유때문에 이혼을 청구하고 떠나버린 남편이야기. 태어난 두 아이가 모두 장애를 입어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 선교사 부부가 장애아이를 데리고 선교하는 중에 벌어진 끔찍하고 당황스러웠던 일들.

 

 이런 고백을 들으며 우리는 그 아픔이 전해져 와 울었고 담담하고도 유모어러스하게 그 상황을 간증하는 모습에 웃었다. 총진행을 맡은 나는 맨 앞자리에서 시시각각 나타나는 표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그러면서 자녀를 소중히 키워내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들이 너무도 커 보였다. 그렇게 600명이 모여 어우러진 캠프는 아쉽게 막을 내렸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손을 흔들며 멀어져간다. 장애인, 그들은 실로 하나님의 동역자이다.


  1.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4781
    Read More
  2. No Image

    군밤

    모처럼 한국 친구 목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친구야, 용인에서 먹던 <묵밥>이 먹고 싶다.” 외쳤더니 한참을 웃다가 “너는 기억력도 좋다. 언제든지 와 사줄게.”하는 대답이 정겹게 가슴을 파고든다. 30대였을거다. 추운 겨울날에 친...
    Views5087
    Read More
  3. No Image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나는 자라났다. 학기 초 학교에서 내어준 가정환경조사서의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자리했다. 간혹 엄마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 집도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 아버지가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
    Views5257
    Read More
  4. No Image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지난 1월 2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설날이었다. 명절은 누구에게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100여명의 장애인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장애인들은 ‘장애와 고...
    Views5496
    Read More
  5. No Image

    잊혀져 간 그 겨울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날씨는 음력이 정확하게 이끌어 주는 것 같다. 설(22일)을 넘어 입춘(2월 4일)이 한주 앞으로 바싹 다가서고 있다. 불안한 것은 눈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별걱정을 다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
    Views5122
    Read More
  6. No Image

    백수 예찬

    젊었을때는 누구나 쉬고 싶어한다. ‘언제나 마음놓고 쉬어볼까?’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삶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시름을 잊고 돌아보니 중년이요, 또 한바퀴를 돌아보니 어느새 정년퇴직에 접어든다. 한국 기준으로 보통 60세가 ...
    Views5387
    Read More
  7. No Image

    겨울에도 꽃은 핀다

    사람의 처지가 좋아지면 꽃이 피었다고 표현한다. 여성을 비하한다는 위험성이 있지만 한때는 여성들을 곧잘 꽃에 비유했다. 바라만 보아도 그냥 기분 좋아지는 존재, 다르기에 신비로워서일까? 꽃을 보며 인상을 쓰는 사람은 없다. 어여쁜 꽃을 보면 누구나 ...
    Views5829
    Read More
  8. No Image

    돋는 해의 아침 빛<2023년 첫칼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해돋이를 위해 산이나 바다로 향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태양이건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 바라보는 태양의 의미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목사이기에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요, 삶이 된 것 같다. ...
    Views5824
    Read More
  9. No Image

    그래도 가야만 한다<송년>

    밀알선교단 자원봉사자 9학년 남학생에게 물었다. “세월이 참 빠르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란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그렇구나, 세월이 안간다’고 느끼는 세대도 있구나! 그러면서 그 나이에 나를 생각해 보았다. 경기도 양평...
    Views6141
    Read More
  10. 명품

    누군가는 명품 스포츠용품만 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신는 운동화 하나가 그렇게 고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을 때이다. 한국에서 절친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로데오거리’를 구경하고 싶다&rdquo...
    Views5859
    Read More
  11. 겨울 친구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실내에 들어서면 온기가 충만하고 차에 올라 히터를 켜면 금방 따스해 지니 다행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웠는지 아니면 입은 옷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는지 그때는 ...
    Views5896
    Read More
  12. 누가 ‘욕’을 아름답다 하는가?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조용히, 어떨 때는 큰 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할 때도 있지만 거칠고 성난 파도가 치듯 말을 하기도 한다. 말 중에 해독이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욕’이다. 세상을 살면서 욕 한마디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비기...
    Views6320
    Read More
  13. 인연

    어느새 2022년의 끝자락이다. 3년의 길고 지루했던 팬데믹을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금년 세모는 서러운 생각은 별로 안드는 것 같다. 돌아보니 금년에도 바쁘게 돌아쳤다. 1월 새해 사역을 시작하려니 오미크론이 번지며 점점 연기되어 갔다. 2월부터 ...
    Views5616
    Read More
  14. 인생을 살아보니

    젊을때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스쳐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은 힘겹고 모든 것이 낯설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실수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 학업, 이후의 취업. 그리고 인륜지대사 결혼. 이후에는 더 높은곳을 향...
    Views6289
    Read More
  15. 웃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게 주어진 은총이다. 태어나 요람에 누우면 부모의 숨결, 들려주는 목소리가 아이를 만난다. “엄마해 봐, 아빠 해봐” 수만번을 어우르며 외치다 보면 드디어 아이의 입이 열린다. 말을 시작하며 아이는 소통을 시작한...
    Views6300
    Read More
  16. 결혼의 신기루

    연거푸 토요일마다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코발트색 가을하늘. 멋진 턱시도와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은 진정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롱하다. 필라에는 정말 멋진 야외 ...
    Views6492
    Read More
  17. 기다려 주는 사랑

    누구나 눈을 뜨면 외출을 한다. 사업이나 직장으로, 혹은 사적인 일을 감당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누군가 출입문을 나설때면 배웅을 해준다. 덕담을 곁들여서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고 등교를...
    Views6239
    Read More
  18.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의 그늘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
    Views6338
    Read More
  19. 존재 자체로도 귀한 분들

    이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일 것이다. 부모는 자식의 뿌리이다. 부모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 묻고 싶다. “과연 나는 나의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력, 인격, 경제력, 기타 어떤 조건을 ...
    Views6066
    Read More
  20. 지금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정이 생기거나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면 지금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그것이 흔한 일상이지만 사소한 게으름이 인생의 기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경험을 ...
    Views63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