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07.16 10:20

징크스

조회 수 136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징크스.jpg

 

 

  사람은 누구나 묘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은연중에 생기는 것이다. 바로 징크스이다. 징크스란 불길한 일 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어원은 일반적으로 딱따구리의 일종인 개미잡이라는 새에서 찾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점치는데 사용하던 새의 그리스어 이름이 junx, 라틴어가 jynx이다. 그럴 리가 있나?’ 하지만 지나고나니 그랬다. 이것이 반복되면 징크스가 되는 것이다. 일종의 미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보이지 않는 흐름에 휘말려 사는 것이 인간이다.

 

  시험 치는 날 미역국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징크스는 미끄러진다는 공통된 상징을, 시험 날 엿을 선물하는 것은 찰싹 붙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낸 것이다. 어떤 학생은 시험 당일 속옷을 갈아입으면 시험을 망치는 징크스가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그 정도가 더 예민하다. 월드컵 징크스는 전 대회 우승국이 다음 대회에서 조별 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그중에 구기 종목에서는 걸죽한 스타들이 즐비하다.

 

  야구선수 이승엽은 실로 한 시대를 풍미한 대타자였다. 그렇게 큰 체격도 아닌데 그는 신기록을 갱신하며 한국야구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런데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여 통산 99호 홈런을 친 후 곧바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 부상이 원인이었지만 100이라는 숫자 앞에서 극한 긴장감을 추수리지 못하고 헛방망이질을 해댔다. 그는 슬럼프를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쳤다. “성적이 안 좋은 날은 경기장에서 돌아올 때 다른 길로 돌아온다는 고백도 했다. ‘라이온 킹이라는 그의 별칭에 어울리지 않는 나약한 말이었다. 결국 그는 일본 통산 100호 홈런을 쳐내고야 만다.

 

  서양인들은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꺼린다. ‘13’은 배신의 숫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4()를 아주 싫어한다. 죽을 ()를 연상시키며 꺼려하는 것이다. 이런 영향일까? 나도 어느 순간인가부터 “4”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졌다. 새벽기도를 하기 위해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444분이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사는 핫보로 263선상에는 오피스 번지수가 ‘444’인 곳이 있다. 목사이지만 민족을 관통하고 있는 피는 속일 수가 없나보다. 한국에 가보면 엘리베이터에 4층을 F로 해 놓은 곳을 가끔 발견한다. 병원 건물은 4층 표시 없이 ‘5’로 넘어간다. 병실 번호에서도 ‘4’를 제외한다. 아침부터 까마귀가 울거나 검은 고양이가 앞을 지나가면 불길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골프처럼 장시간 혼자서 승부를 엮어가는 경기에선 정신적 안정이 절대적이다. ‘예스퍼 파네빅은 한동안 3번 공을 피했다. 3번 공만 치면 쓰리퍼트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대회 때마다 자기의 혈액을 담은 작은 병을 갖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잭 니컬러스는 바지 주머니에 1센트짜리 동전 세 개를 넣고 다녔다. 페어웨이를 걸어갈 때 호주머니 속에 든 동전들을 만지작거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어니 엘스는 타이거 우즈가 징크스다. 한때 골프전문가들이 미래를 대표할 최고의 스타로 점찍었던 어니 엘스가 타이거우즈의 등장으로 기를 못 펴고 말았다. US 오픈과 브리티시 오픈에서 연거푸 우즈에 밀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기도 했다.

 

 미국도 우주선 발사와 관련해서 나름대로의 징크스가 있다. 케이프커내버럴기지의 발사통제실 요원들은 한결같이 빨간 넥타이를 맨다. 이 색깔은 인공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때 내뿜는 화염을 연상케 하는 것으로 언제부터인가 이 같은 관행이 지켜져 오고 있다. 일이 생각처럼 안 풀리고 어려운 일이 반복되면 누구나 징크스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징크스는 들어가보면 허상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돌아보고 처음 시작한 곳에서의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 취해야 할 자세이다.

 

 징크스의 적나라함은 인간은 결코 완벽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약하기에 인간이고, 그래서 겸손해야 하고 움켜쥐려고 하기보다 유통하며 살아야 함을 보여주는 거룩한 싸인 인 것이다.

 


  1. 지금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정이 생기거나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면 지금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그것이 흔한 일상이지만 사소한 게으름이 인생의 기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경험을 ...
    Views6309
    Read More
  2. 받으면 입장이 달라진다

    사람이 이 땅에 산다는 것은 “관계”를 의미한다. 숙명적인 “가족 관계”로부터 자라나며 “친구 관계” “연인 관계” 장성하여 가정을 꾸미면 “부부관계”가 형성된다. “인생은 곧 관계”...
    Views6269
    Read More
  3.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우리시대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가 “전국 공연을 나선다”는 소식을 들으며 저만치 잊혀졌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송골매가 결성된 것이 1979년이니까 40여년 만에 노장(?)들이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공연 테마가 “열정”이...
    Views6294
    Read More
  4.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6335
    Read More
  5. 느림의 미학

    얼마 전, 차의 문제가 생겨 공장에 맡기고 2주 동안이나 답답한 시간을 지내야만 하였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 목사의 전화였다.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대...
    Views6044
    Read More
  6. 내 나잇값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 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
    Views6154
    Read More
  7. 또 다른 “우영우”

    지난 23일. 대구에서 30대 엄마가 자폐 증세가 있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
    Views6019
    Read More
  8. 시간이 말을 걸어 올 때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면 현지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불타는 열정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6개월은 아무일도 못하게 한다.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그 기간이 차면 서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
    Views6023
    Read More
  9. 바람길

    무덥던 여름 기운이 기세가 꺾이며 차츰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렇게 한 계절이 바람을 타고 바뀌어 가고 있다. 무척이나 차가웠던 겨울바람, 그리고 가슴을 달뜨게 하던 봄바람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 갈 무렵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만드...
    Views6237
    Read More
  10.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6533
    Read More
  11.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6328
    Read More
  12. 아이스케키

    한 여름 뙤약볕이 따갑다.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살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냇가로 멱(수영)을 감으러 가서 더위를 식혔다. 배가 고프면 주로 감자나 옥수수를 먹었다...
    Views6499
    Read More
  13. 해방일지 & 우리들의 블루스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Views6497
    Read More
  14. 다섯손가락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
    Views6341
    Read More
  15.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남녀가 만나면 feel이 통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고 무르익으며 결혼을 한다. 결혼은 시작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하면 다 된 줄 안다. 젊은 부부를 만나면 노파심에 하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부부생활은 어...
    Views6972
    Read More
  16. 은총의 샘가에서 현(絃)을 켜다

    “엄마… 같이 죽자!” 어린 신종호는 면회 온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눈이 빨개졌다. 장애가 있어 외할머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생업에 매달려 바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될 수 없...
    Views6828
    Read More
  17.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들마다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느끼는 방향과 다른 사람을 통해 받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대학 동창을 만났다. 개척하여 성장한 중형교회를 건실하게 목회해 왔는데 무리를 했는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작년 말....
    Views6234
    Read More
  18.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6576
    Read More
  19. 파레토 법칙

    <파레토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용어는 개미를 소재로 한 과학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개미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중에 개미의 20%만이...
    Views7280
    Read More
  20. 障礙가 長愛가 되려면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건강한 것은 물론 축복이다. 하지만 장애에 대해 절실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장애는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다. 사람들은 선천성 장애가 많은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Views80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