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6.02 14:11

미라클 벨리에

조회 수 527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폴라 벨리에.jpg

 

  이 영화의 스크린이 열리면 주인공인 “폴라 벨리에”(루안 에머라 扮)가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을 달린다. 분홍색 헤드폰이 인상적이다. 16세 소녀의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젊음의 강점은 바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이다. 생동감이 넘치고 ‘아, 정말 예쁘다!’는 느낌을 끌어내며 첫 장면부터 매력발산으로 화면을 압도한다. 왜 자전거일까? 젊음의 강점은 자전거의 두 바퀴 같지 않을까? “호기심과 자신감” 그래서 청춘이다. 하지만 “폴라 벨리에”는 자신감 대신 “책임감”의 바퀴를 달고 살아간다.

 

 그녀의 부모는 모두 청각장애인(농인)이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까지. “폴라 벨리에”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젖소가 송아지를 낳을 때에도 벨리에가 수화통역을 하며 돕는다. 치즈를 팔 때에도 벨리에가 없으면 손님이 원하는 치즈를 보여줄 수도 팔수도 없다. 그런 벨리에가 학교 합창단에 선발된다. 벨리에는 그때에서야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 와중에 만난 남친 “가브리엘 세브뇽”을 통해 사랑의 눈을 뜬다. 결국 합창발표회에서 듀엣을 하게 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영화다운 약간은 농염한 대사와 장면이 있지만 결코 거북하지 않다. 청춘은 아름다우니까!

 

 이 영화의 신선한 매력은 장애인 가족을 묘사하는 방법이다. 벨리엘을 제외한 온 가족이 청각장애인이지만 결코 주눅 들지 않는다. 비리를 일삼는 시장을 맞서서 아빠는 시장 출마를 결심한다. 장애를 결코 장애로 보지 않는다. 그 사람의 개성으로 해석한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피부가 검은 것은 ‘검다’는 개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라고 해석한다. 시장에 출마를 만류하는 딸에게 “내게 장애는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당당히 대답한다.

 

 드디어 “폴라 벨리에”가 “오디션을 보기위해 파리로 떠난다.”는 소식을 알린다. 온 가족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다. 가족들은 “우리를 버리고 도망을 가려 한다.”고 역정을 낸다. 딸이 없으면 모든 것은 ‘올 스톱’되기 때문이다. 거기서부터 가족 간의 노골적인 갈등은 시작된다. 엄마, 아빠는 “폴라 벨리에”가 처음 태어났을 때를 회상한다. 자신들이 둘 다 청각장애인이기에 딸도 당연히 청각장애인이 태어 날 줄 알았다.(참고로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모가 선천청각장애인일 경우 자녀는 거의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비장애아가 태어난다.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이 부부는 달랐다. 딸이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나 “당당히 가족의 일원‘이 되길 바랬던 것이다. 언뜻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방해물은 ”가족“이다. “폴라 벨리에”는 밤잠을 설치며 고뇌한다. ‘과연 가족을 등지고 꿈을 향해 파리로 가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꿈을 과감히 접어야 하는 것일까?’ 드디어 학교 합창단 공연이 열린다. 초대를 받아가지만 오직 세 식구만 무감동이다. 영화는 그 효과를 느끼게 하기위해 잠시 소리를 꺼버린다. ‘느끼지 못하고 감동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가장 큰 두려움이었으리라! 멀뚱히 앉아 있다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일어나 열광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고민하며 생각에 잠겨있는 딸에게 다가가 아빠는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한번 들려 줄 수 있겠냐?”고 요청하고 “폴라 벨리에”의 목을 감싸고 울림을 통해 그 감동을 느껴보려 한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자식 이길 부모 없다.”고 결국 가족들은 딸이 오디션하는 파리까지 동행하게 된다. 가족들을 향해 “폴라 벨리에”는 오디션에서 “비상”이라는 곡을 부르며 마음을 표현한다.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해요. 도망치는 게 아니라 날개를 편 것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飛上)하는 거예요> 선율이 아름답다.

 

 이 영화는 “부모가 자녀를 안아야 할 때와 밖으로 내보내야할 시기를 예민하게 알라차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장애는 개성이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가르친다.


  1. 지금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정이 생기거나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면 지금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그것이 흔한 일상이지만 사소한 게으름이 인생의 기회를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경험을 ...
    Views6309
    Read More
  2. 받으면 입장이 달라진다

    사람이 이 땅에 산다는 것은 “관계”를 의미한다. 숙명적인 “가족 관계”로부터 자라나며 “친구 관계” “연인 관계” 장성하여 가정을 꾸미면 “부부관계”가 형성된다. “인생은 곧 관계”...
    Views6270
    Read More
  3.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우리시대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가 “전국 공연을 나선다”는 소식을 들으며 저만치 잊혀졌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송골매가 결성된 것이 1979년이니까 40여년 만에 노장(?)들이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공연 테마가 “열정”이...
    Views6294
    Read More
  4.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6335
    Read More
  5. 느림의 미학

    얼마 전, 차의 문제가 생겨 공장에 맡기고 2주 동안이나 답답한 시간을 지내야만 하였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 목사의 전화였다.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대...
    Views6044
    Read More
  6. 내 나잇값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 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
    Views6154
    Read More
  7. 또 다른 “우영우”

    지난 23일. 대구에서 30대 엄마가 자폐 증세가 있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
    Views6022
    Read More
  8. 시간이 말을 걸어 올 때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면 현지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불타는 열정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6개월은 아무일도 못하게 한다.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그 기간이 차면 서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
    Views6025
    Read More
  9. 바람길

    무덥던 여름 기운이 기세가 꺾이며 차츰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렇게 한 계절이 바람을 타고 바뀌어 가고 있다. 무척이나 차가웠던 겨울바람, 그리고 가슴을 달뜨게 하던 봄바람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 갈 무렵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만드...
    Views6238
    Read More
  10.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6533
    Read More
  11.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6328
    Read More
  12. 아이스케키

    한 여름 뙤약볕이 따갑다.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살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냇가로 멱(수영)을 감으러 가서 더위를 식혔다. 배가 고프면 주로 감자나 옥수수를 먹었다...
    Views6506
    Read More
  13. 해방일지 & 우리들의 블루스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Views6498
    Read More
  14. 다섯손가락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
    Views6341
    Read More
  15.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남녀가 만나면 feel이 통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고 무르익으며 결혼을 한다. 결혼은 시작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하면 다 된 줄 안다. 젊은 부부를 만나면 노파심에 하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부부생활은 어...
    Views6972
    Read More
  16. 은총의 샘가에서 현(絃)을 켜다

    “엄마… 같이 죽자!” 어린 신종호는 면회 온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눈이 빨개졌다. 장애가 있어 외할머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생업에 매달려 바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될 수 없...
    Views6830
    Read More
  17.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들마다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느끼는 방향과 다른 사람을 통해 받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대학 동창을 만났다. 개척하여 성장한 중형교회를 건실하게 목회해 왔는데 무리를 했는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작년 말....
    Views6234
    Read More
  18.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6578
    Read More
  19. 파레토 법칙

    <파레토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용어는 개미를 소재로 한 과학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개미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중에 개미의 20%만이...
    Views7287
    Read More
  20. 障礙가 長愛가 되려면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건강한 것은 물론 축복이다. 하지만 장애에 대해 절실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장애는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다. 사람들은 선천성 장애가 많은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Views80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