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03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비상.jpg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모으고 모아서 연구해 보니 성향이 이렇더라.’이기에 무시할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맹신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눈만 뜨면 ‘오늘의 운세’를 뒤적이며 자신의 띠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재미가 아니라 중독수준이다. 그 운세가 ‘Fact’가 아닐진대 그리 신빙성은 없는 듯 해 보이니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 나을 듯싶다.

 

 닭띠 생들에 관한 글을 보았다. “닭띠 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며 사물을 이루어 내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 담력이 있고 인심을 사며 정보수집 능력과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뛰어나다. 또한 무슨 일이든 계획적으로 꼼꼼하게 처리하여 헛일을 하지 않는다. 또 날카롭고 단정하며 체계적이고 결단력이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닭띠 생은 자아 중심적이고 고집이 세며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경향이 있다. 닭띠는 크게 되든가 졸아들든가 독단적인 운기를 타고났으므로 자기 특성인 지적 능력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다.” 흐흠!

 

 중학교 3학년 때에 일이다. 양평역전에서 언덕아래를 내려다보던 악동(?)들은 “닭은 키우면 목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한한 발상을 하게 된다. 마치 달걀 하나를 안고 병아리를 깨어나게 한 후 돼지를, 나중에는 소를 사서 키우면 거부가 될 것이라는 망상을 한 농부 같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부모님을 졸라 ‘정호’네 집 마당 한켠에 자그마한 닭장을 만들고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병아리가 금방 커다란 닭이 된다는 것을. 사료 값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 줄도 말이다. 결국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이 개입하며 의리까지 금이 가고야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닭을 보면 불현 듯 그 생각이 나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람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과 오히려 설레임을 즐기는 사람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 갈 때면 가슴이 뛴다. ‘낯선 곳’이라는 것 자체가 내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한다. 이전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소에서 낯선 음식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 마음으로 2017년의 피부를 만지고 있다. 겨울이어서인지 촉감이 따뜻하지는 않다. 하지만 겨울의 찬 기운 속에서 피어오르는 커피 향은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다.

 

 모르지만 가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차츰 익숙해지리라! 저만치 다가오는 봄 내음과 금년 한복판에서 마주칠 신록과 청춘의 냄새를 미리 예측하면서 너와 추억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다. 금년에도 너는 사계절의 향취와 풍경을 다양하게 내 가슴에 밀어 넣으리라. 이제 속도가 붙은 세월의 흐름을 능숙하게 아우르며 달리고 싶다. 슬픔도 사랑으로 승화시킬 연륜이 다행스럽다. 세상이 아니라 모든 아름다움이 내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어 고마울 뿐이다. 사람도, 환경과 삶의 흐름도 전혀 버릴 것이 없음을 깨닫게 해 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

 

 금년에도 무척 바쁠 것 같다. 사실 나는 지금 “시카고”에 와있다. 시카고한인교회(서창권 목사 시무)에서 연초부터 청년부흥회를 인도하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귀하고 서먹하던 분위기를 말씀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가니 할 얘기도 많다. 젊었을 때는 입에서 나가던 말씀이 언제부터인가 가슴에서 나가는 신비를 체험한다. 만난 지 이제인데 마치 오랜 세월 만난 것처럼 친숙해져감이 신기하다.

 

 2017년! 너도 그렇게 내게 다가오리라! 나도 마음을 네게 주며 살아가련다.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보고 내 마음을 부요하게 가꿔 가리라! 잘 부탁한다. 미지의 세계를 겁내지 말고 어루만지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 생겨나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1. 보내고 돌아오고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전국을 다니며 집회를 인도하면서 고국의 향취를 진하게 느끼고 있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인파를 보며 한국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듯하다. 20년 전, 정들었던 성도들과 생이별을 하며 미국 이민 길...
    Views7325
    Read More
  2.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115
    Read More
  3.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97
    Read More
  4.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233
    Read More
  5.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842
    Read More
  6.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8052
    Read More
  7.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8051
    Read More
  8.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8100
    Read More
  9.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973
    Read More
  10.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513
    Read More
  11.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955
    Read More
  12.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283
    Read More
  13.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91
    Read More
  14.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432
    Read More
  15.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423
    Read More
  16.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78
    Read More
  17.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914
    Read More
  18.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9005
    Read More
  19.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830
    Read More
  20.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9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