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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3:53

진중세례식  4/1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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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맡아보는 한국의 봄 냄새가 싱그럽다. 봄은 신비롭다. 신기하다. 다 죽은 것 같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살아나니 말이다. 개나리가 노오란 꽃망울로 봄소식을 전하더니 이내 목련이 매력이 넘치는 하이얀 목덜미를 드러내며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국의 일정은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작년 가을 8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중에서도 이태영 목사님과의 만남은 뜻 깊었다. 25년 전에 목사와 전도사로 만나 인연을 맺었는데 이제는 어엿한 담임목사로 목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고 감사했다. 만나자마자 이 목사님은 내년 3월에 “심령부흥회 강사로 와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나는 기쁘게 허락을 했고 어느새 3월이 되어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부산 <하나인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게 된 것이다. 교회 규모도 규모지만 짜임새 있으면서도 신실하게 목회하는 이 목사님의 모습이 너무도 귀했고 부흥회는 많은 성도들이 모인 가운데 성령의 강한 역사가 임하는 성회로 진행되었다. 부족한 종을 말씀의 도구로 써주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4월 2일(토) 필라 군선교회(회장:고택원 목사) 회원 목사님들과 합류하여 속초로 향하고 있었다. 육군 22사단 진중세례식을 위해 필라델피아에서 11분의 목사님들이 한국에 오셨다. 평상시 존경하는 고 목사님이 주관하는 군선교회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한국방문 일정이 맞으면서 평생 처음 국군 장병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일에 동참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필라델피아에서 동역하던 목사님들이지만 한국에서 만나 동행을 하니 느낌이 달랐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속초에 도달하기 까지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내내 흥미진진한 시간이 이어졌다. 강원도 고성 최전방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에 올라 함께 통성으로 조국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야에 들어오는 “바닷가 뚝방부터 북한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저만치 보이는 휴전 철책선이 가슴 한켠을 답답하게 조여 왔다. 어느새 분단 61년을 맞이하는 한반도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4월 첫 주일(3일) 일행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전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오후에 있을 <진중세례식>을 준비해야했기 때문이다. 나는 세례식이 진행 될 “동해 군인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어디를 가든지 설교를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니 나는 천상 “목사”이다. 군목 구성덕 목사님의 인도로 당도한 교회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위에 위치해 있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가득 찬 교회에서는 우렁찬(?) 찬양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온통 군인들만이 참석한 예배에서 설교를 하며 감회가 새로웠다. 한편 어느새 그들의 아버지 세대에 머물고 있는 내가 낯설었다. 세월이 참 무섭다. 피곤에 지쳐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앉아있던 장병들의 눈에서 서광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며 그들이 설교에 은혜와 도전을 받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드디어 오후 2시 30분. 세례를 받을 장병들이 예배당에 입장하여 찬양을 부르기 시작하였다. 역시 군대는 군대였다. 찬양이라기보다 ‘복음군가’라고나 할까? 찬양 중간 중간에 집어 넣는 ‘애드립’ 구호가 매력이 넘쳤다. <진중세례식>이 시작되었다. 설교와 세례를 받는 군인들을 위한 축복기도가 있은 후 “세례 문답”이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군에 입대하자마자 8주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제 겨우 2주 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고된 훈련으로 감기에 걸린 모양이었다. 애처로웠다. 그 와중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 우리의 아들들이 얼마나 예쁘고 대견스럽던지. 도합 276명의 장병들이 필라델피아에서 한국까지 달려온 목사님들에게 <진중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고 일어서는 장병들의 모습은 다채로왔다. 덤덤한 표정, 눈물을 글썽이는 장병, 세례를 베푼 목사님을 올려다보며 멋 적은 미소를 짓는 장병,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며 물러가는 장병등.

고난은 사람을 돌아보게 한다. 하나님을 찾게 한다. 고난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진중세례식을 베풀며 전에도 기도했고 지금도 기도한다. 세례를 받은 젊은이들이 병영생활동안 건강하게 군 복무를 하기를, 22개월이 지나 전역을 하고 세상에 나가 오로지 주님만을 의지하며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를 말이다. 그들의 젊음이 한없이 부럽고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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