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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나 “진지 잡수셨어요?”라고 했다. 외침(外侵)이 워낙 많았기에 지난밤을 걱정해야 했고 식량난에 허덕였던 우리 조상들의 아픈 사연들이 인사말 속에 숨어있다. 하지만 요즘아이들의 인사는 진보를 해도 너무 진보했다. “하이”내지는 “방가방가”(반가움을 장난스럽게 표현한말)라고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인사말이 있다. “요즈음, 재미 좋으세요?”이다. 친한 사이는 거기에 덧붙인다. “요즘 재미가 좋으신가봐. 신수가 훤하시네!” 언뜻 들으면 그만인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의미심장한 미묘한 인사이다. “재미, 재미가 뭐지?” 일반적 의미로 “재미”란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마디로 정의 될 수 없는 신비한 단어이다. “재미”는 ‘기분이나 느낌 즉, 감정에 해당되는 단어’이다. 따라서 측정되어질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개인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수치는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큰 재미를 느끼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이는 꽤나 큰 규모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 재미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아기자기하게’라는 말을 끄집어 내게 된다. 즉 재미는 큰 규모로 벌리는 대대적 이벤트가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어떤 의미 있는 것, 혹은 보람을 건져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재미를 느끼게 된다. 조금만 노력하고 열의와 성의만 있다면, 생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이 “재미”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라! 어쩌다 만화책 한권을 손에 넣으면 너무 재미가 있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재미’의 일부분 중에 ‘유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가 곧 ‘유치함’은 아니지만 ‘유치함’이 ‘재미’로 연결될 확률은 매우 크다. 어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눈 여겨 보라! 아이들은 재미있다 못해 진지하기까지 하다. 어른들의 눈에는 유치하기 그지없는데 말이다. 그러면 어떤가?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재미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은 “유치함”을 다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 사랑을 해본 사람은 유치함의 재미가 어떠한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얼마나 유치한 말과 행동을 했는가? 지금 생각하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유치함에 대해 용감(?)했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결혼 8년차에 접어든 어느 자매가 집안을 정돈하다가 처녀 시절에 남편에게 받았던 “연애편지”를 발견했다. 구절구절 유치하기 짝이 없는 문구가 편지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엄청난 결혼공약(?)도 적혀있었다. 지금은 다 “뻥”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다나.

“재미”는 기대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내가 매일 새벽기도를 시작하며 하나님께 외치는 고백이 있다. “하나님,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오늘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날이다. 또한 나의 생애 하루라도 젊은 날이다. “오늘은 무슨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살아보라! 삶이 재미가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순간순간을 즐겨야 한다.” 자꾸 다음단계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껴보라! 다시는 못 올 순간처럼,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지금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해 보라! 순간순간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행복은 수시로 인생의 주머니에서 넣고 빼 낼 수 있는 좋은 노리개인 것이다.

“재미”는 곧 ‘즐거움’이다. 언젠가 “살짝 미치는 세상이 즐겁다.”란 제목의 책이 나온 적이 있다. 살짝 미치면, 살짝 생각을 바꾸면, 어렸을 때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재미는 발밑에 깔려있다. 이왕 한번밖에 살수 없는 인생이라면 재미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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