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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새댁이라면 새댁이 내뱉은 말이다. 연애할 때는 그렇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았는데. 그래서 ‘이 남자하고 살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결혼해 살아보니 “말짱 꽝”이다. 연애 할 때는 이벤트로 깜짝깜짝 놀라게 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생일이 가까워오면 은근히 기대감이 생겨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런데 이제는 축하 케이크 하나 갖다 놓으면 끝이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변할까?’ 회의가 일어난다.

 

 남자의 가장 큰 특징은 목표 지향적이다. 어떤 삶의 목표가 생기면 코뿔소처럼 내달린다. 20대 초반. 같은 교회에서 성장한 3년 선배 되는 누나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배우자감이 불신자(교회 안다니는 분)였다. 누나의 부모는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고 단호히 내쳤다. 그러나 두 사람은 깊은 사랑을 나누고 있었기에 서로 포기하지 못했다.

 

 누나의 부모는 사윗감에게 중대한 조건을 제시한다. “자네가 세례를 받기 전에는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 그때부터 그 남자는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였다. 6개월 만에 학습을 받고, 학습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그는 대망의(?) 세례를 받았다. 드디어 결혼 허락을 받아내고 성대한 결혼식을 거행하였다. 워낙 미인이었던 누나이기에 우리는 아쉬운 마음, 축하하는 마음을 섞어 “결혼 축가”까지 멋지게 불러주었다. 그런데 그 후가 문제였다. 신혼여행을 다녀 온 그 주일에만 교회에 얼굴을 드러낼 뿐 이후부터는 교회에 발걸음을 끊어버렸다. 그래서 우린 모두 외쳤다. “아이고 도둑놈, 그 누나 완전히 속았네!”

 

 이 남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인 세례를 받기 위해 교회에 열심히 출석한 것이다. 남자는 성취 목표가 있어야 세상 사는 맛을 느낀다.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남자들의 얼굴을 보라! 꼭 초등학교 3학년의 모습이다. 그런 목표가 삶의 골목마다 즐비한 사람은 사는 것이 행복하다. 문제는 사랑도 그 범주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남자는 성취 목표를 소유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자신을 포장한다. 사랑을 하며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감성을 되살려 낸다. 무뚝뚝하던 남성이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 갑자기 분위기를 잡고 완벽한 매너의 사나이로 변한다. 매사에 배려하며 친절한 남자에게 안넘어 가는 여성이 있을까? 그런데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본격적인 결혼 생활이 시작되면서 「분위기」 그 자체였던 남성이 실로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씻는 것을 싫어하는 모습부터, 아무데서나 침을 뱉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소리 내어 코를 풀어댄다. 연애 할 때는 그렇게 친절하던 그 이가 결혼한 후부터는 옛날 친정 아빠의 부정적인 모습을 흉내 낸다. 손 하나 까닥 안하고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킨다. 휴일이 되면 은근히 기대를 해보지만 피곤하다는 핑계로 잠만 퍼질러(?) 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혼잣말로 되뇌인다. “속았어, 어떻게 내가 저런 남자를 택했을까?” 이내 자신의 신세가 한심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으리.

 

 왜 그럴까? 한마디로 결혼하기 전의 남자는 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멋있고 매력 넘치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처로울만큼 최선을 다한다. 아주 낭만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그것은 결혼을 위한 낭만일 뿐이다. 남자는 결혼하게 되면 그 즉시로 현실로 돌아간다.

 

 남자의 이런 면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있다. “이미 잡은 물고기에는 더 이상 미끼를 주지 않는다.” 목표 지향적인 남자들은 이미 성취를 한 자신의 여자에게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고 이제는 새로운 성취 대상을 향해 온 몸을 던진다. 그래서 직장에서, 아니면 인간관계에서, 아니면 또 다른 세상의 무엇에서 자신의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엄격히 말하면 변한 것이 아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 실체를 못 보았을 뿐이다. 부부는 끊임없이 양보하고 기다려 주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장점은 있다. 그 장점을 크게 보며 덮어가며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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