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0.07.03 11:12

말아톤

조회 수 195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말아톤.png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3시간 완주)를 달성한 과정을 담았다. 난히 마라톤을 좋아하던 아들의 재능을 발견한 어머니 박미경 씨는 아들 배형진을 마라토너로 키워냈고 <달려라! 형진아>라는 수기를 냈는데 책은 말아톤 원작이 되었다.

 

 주인공 초원은 쵸코파이, 짜장면, 얼룩말을 좋아한다. 엄마는 항상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몸매는 끝내줘요외치며 독려한다. 장애 연기는 고난도에 속한다. 명배우 조승우는 장애아 이상의 연기로 초원을 소화해 냈다. 어머니로 분한 김미숙의 연기도 놀랍기 그지없다. 주인공 윤초원는 다섯 살의 지능을 가진 자폐 청년이다. 어린 시절의 윤초원은 잠시 엄마를 잃어버려 정신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받게 된다. 주변에서는 병원에 보내라고 하지만 어머니 경숙(김미숙)은 아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마라톤에 매진하게 한다. 초원이는 특별한 기억력은 좋지만 한 가지만 반복하는 증세가 있다.

 

  그러던 중 장애인 학교에 체육 교사가 새로 부임하게 된다. 그는 전직 마라톤 선수 손정욱이다. 음주운전을 한 후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이 학교에 오게 된 것이다. 그는 마지못해 훈련을 하는척 만 한다. 가르치기도 귀찮아서 운동장 100바퀴를 뛰라고 해 놓고는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깨어보니 정말로 초원이 100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감격한 교사는 초원에게 제대로 마라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지구력은 좋지만 속도(페이스)조절에 실패하던 초원의 약점을 집중 지도하게 된다.

 

  우연히 어머니가 아들의 훈련과정을 보게 된다. 대충 가르치는 코치와 말다툼이 벌어졌고 코치는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지나친 말을 내뱉는다. 그 후, 지하철역에서 초원이 얼룩말 무늬의 치마를 입은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남자친구는 화가 나서 무지막지하게 폭행을 하는데 초원은 맞으면서 내 아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를 반복하게 된다. 평소 엄마가 하던 말이었다. 이 장면은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사건이 터진 뒤에 나타난 엄마에게 초원이 말한다. “동물원에서 나 버리려고 했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고 훈련을 받아왔던 것은, 또 버림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충격에 빠지고 위병까지 도지게 된다. 그녀가 초원의 마라톤 훈련을 중지시키자 코치가 찾아오지만 더 이상 욕심으로 고생시키지 않겠다.”며 거절을 한다. 영화는 마라톤 대회 일정으로 옮겨진다. 받아놓았던 참가번호를 잃어버렸으나 동생이 찾아줘서 초원은 혼자서 버스를 타고 대회에 출전한다. 뒤늦게 안 엄마는 혼비백산해서 대회장으로 향한다.

 

  그녀는 초원을 찾아서 집에 가자고 한다. 그러나 초원은 뛰겠다고 한다. 난생처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드디어 스스로 자기 의지로 뛰기로 한 초원. 코치와 동생도 오토바이를 타고 그를 응원한다. 하지만 역시나 힘든 경기에 초원은 주저앉아 버린다. 그때 누군가가 내어미는 초코파이. 다시 힘을 내어 초원은 달리고 결국 3시간 안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서브스리에 성공하게 된다. 마지막에 기자가 웃어보라고 하고, 초원이 활짝 웃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어머니의 소원은 초원이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라는 말에 가슴이 미어온다. COVID-19로 인해 장애아동 가정의 짐은 가중되고 있다. 초원이처럼 다시 일어나 달리는 날이 오기를!

 

 


  1.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9018
    Read More
  2. 새로운 것에 대하여

    오늘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분기점이다. 여전히 팬데믹은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실로 평범이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마스크 없이 누구와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만나고 활보하던 일상이 그립다. 그런때가 언제나 올...
    Views9277
    Read More
  3. 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제 7일만 지나면 2021년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팬데믹의 동굴을 아직도 헤매이고 있지만 한해를 보내는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미우나고우나 익숙했던 2021년을 떠나보내며 웃을 수 있음은 성탄절이 있기 때문...
    Views9727
    Read More
  4. 불편했던 설레임

    사람에게는 누구나 첫시간이 있다. 아니 첫경험이 있다. 그 순간은 두렵고 긴장되고 실수가 동반된다. 처음 교회에 나갔을때에 난처했다. 다들 눈을 감은 채 사도신경을 줄줄 외우고, 성경, 찬송가를 척척 찾아 부르는 것을 보면서 모멸감이 느껴졌다. &lsquo...
    Views9776
    Read More
  5. 홀로 산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는 청년들을 만났을 때 “언제 결혼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상꼰대이다. 시대가 변했다. 결혼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스팩을 쌓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대가족 시대였다. 식사 때가 되면 3대가 온 상에 ...
    Views10039
    Read More
  6.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실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기도 버겁건만 난데없는 역병이 엄습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했는데 여기저기서 돌파감염자가 나오며 한숨만 높아간다. 도...
    Views9921
    Read More
  7. 짜증 나!

    사람마다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이라고 묻는다. 일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을 때 “와, 미치겠네” 혹은 “환장하겠네”라고 내뱉는다. 10년 이상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있다...
    Views10498
    Read More
  8.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10215
    Read More
  9. 신혼 이혼

    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Views10527
    Read More
  10.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눈물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을 Care하는 <토요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30년이 가까워오며 이제 아동이란 명칭을 쓰기가 어색하다. 팬데믹으로 거의 1년반을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대면모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Views11054
    Read More
  11. 저만치 잡힐듯한 시간

    가을이 깊어간다. 푸르던 잎들이 각양각색의 색깔로 갈아입으면서 서서히 정든 나무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척이나 춥고 눈이 쏟아지던 겨울. 나무 속에 숨어 기다리던 새싹들이 ‘호호’ 불어대는 봄바람에 살포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
    Views10651
    Read More
  12. 표정만들기

    나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역 자체가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날때에 주력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첫인상의 촉이...
    Views11139
    Read More
  13. 엄마와 홍시

    엄마는 경기도 포천 명덕리에서 태어나셨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경우가 바른 엄마의 성품은 시대가 어려운 때이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는 외가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가에 산세는 수려했다. 우아한 뒷산의 정취로부터 산을 휘감아 돌아치는 시냇물은 ...
    Views11399
    Read More
  14. 부부는 싸우면서 성숙한다

    “부부싸움을 왜 해요?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간혹 이런 외계인 부부를 만난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랑을 할 때는 소위 ‘도파민’이 샘솟듯 나오며 거의 미친 듯이 서로를 갈망한다. 이...
    Views10892
    Read More
  15. 장애아 반장

    “차렷, 열중쉬어, 차렷, 선생님께… 선생님 핸드폰께 경례!” 조기훈(12)군이 우렁차게 외치자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기훈이는 서울 목동 신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급회장이다. ‘경례’를 하기 전까지 기훈이는 휴대전화가 ...
    Views11810
    Read More
  16.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다. 성장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에 부모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너는 생각이 없냐?”였을 것이다. 그 시기에는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멈출수 있다. ...
    Views11309
    Read More
  17.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귀했다. 사진관에 가서 카메라를 빌리고 촬영한 필름을 다시 맡겼다가 나온 사진을 찾으러 가는 날은 가슴이 퉁탕거렸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
    Views11223
    Read More
  18.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1682
    Read More
  19.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2355
    Read More
  20.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19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