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8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사랑이 가슴에 저민다. “, 그때 우리 엄마(아빠)의 마음이 그랬겠구나!” 어린 모습 그대로일지 알았는데 어느새 가정을 꾸미고 자식을 키우는 모습속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귀엽고 앙증맞던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어엿한 엄마로 아가의 칭얼거림을 달래는 모습이 대견하다.

 

  요사이 젊은 부부들을 본다.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고상하다. 절대로 나무라거나 면박을 주지 않는다. 타이르고 차분히 설득한다. 부럽다. 한편 부끄럽다. 우리 세대는 부모의 롤모델이 없었다. 엄마는 오로지 집안일에 매진하는 안사람이었고, 아버지는 늘 바쁘셨다. 진정 바깥양반이었다. 엄마와 있으면 편안했지만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행동거지가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요사이 젊은 아빠들은 다정다감하다. 외출을 하면 짐과 아이들을 모두 떠맡는다. 기세등등하던 아버지 상은 훨씬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어졌다.

 

  이미 출가한 아이들을 보면 그래서 미안하다. 젊은 아빠는 목회를 한다는 핑계로 새벽예배에 나가면 온종일 교회에서 지냈다. 심방을 하고 전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간혹 친구 목사들 모임이 있을때면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다녀왔다. 아이들은 언제 집에 오느냐?”고 전화를 해댔고 빨리 씻고 자라고 소리만 질러댔다.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할때에 나는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가족모임을 가질 때 가끔 아이들이 자신들은 방관의 존재였다는 말을 한다. 가만히 듣기만한다. 때로는 미안하다라고 한다. 나이가 드니 애비가 해준일이 솔직히 하나도 없다. 누구처럼 등록금을 대준적도 없고, 공부할때에 곁에서 학습을 도와준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도 불평없이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수한 회사에 취업하여 꿈을 펼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좋은 믿음의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주니 더 바라는 것도 없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 누구가 자식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젊을때는 자식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 생활에 쫓기고 사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고, 가족부양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보니 아이가 아이가 아니다. 이제 부모의 손길을 벗어난 세대에 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훨훨 짝을 찾아 날아간다. 효성스러운 자녀들도 많이있지만 나이가 들어 자식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사는 부모의 마음을 그들은 얼마나 헤아릴까?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 내 맘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위해 하나님이 자식을 주셨다는 말도 있다. 어리면 어린대로 서서히 자라가며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장통을 겪을 때는 어디까지 개입하며 돌보아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리고 청년, 사회인,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자식들을 부모는 평생 가슴앓이를 하며 지켜보아야만 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산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모든 자녀가 그렇게 평탄하게 살아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을 방문했다가 충격적이 소식을 접했다. 옛날 내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 당시 담임 목사의 장남은 장로가 되어 그 교회를 충성되이 섬기고 있다. 그런데 그의 차남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나이가 31. 가슴이 탁 막혀왔다. 고이 길러온 아들을 잃고 중직인 그가 너무 가슴이 아파 교회도 나가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었다. 얼마나 처절한 이야기인가?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남은 날을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부부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뚝뚝하던 아버지가 아들이 집영통보를 받고 연병장으로 들어갈때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타주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들의 짐을 기숙사에 풀어주고 작별 허그를 나누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부모는 흐느껴 울게 된다. 자식은 소중한 선물임이 틀림없지만 평생 가장 큰 무게로 눌러오는 저울인 듯 하다.

 

 


  1.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2391
    Read More
  2.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3284
    Read More
  3.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3205
    Read More
  4.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3345
    Read More
  5.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3969
    Read More
  6.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3581
    Read More
  7. 징크스

    사람은 누구나 묘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은연중에 생기는 것이다. 바로 징크스이다. 징크스란 ‘불길한 일 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어원은 일반...
    Views14050
    Read More
  8. 이마고(IMAGO)를 아십니까?

    현세에 일어나는 위기는 다양하다. 경제적 공황, 불신, 고립, 이제는 역병까지.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가정이다. 가정은 삶의 최전선이다. 가정이 흔들리니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의 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의 기독...
    Views14282
    Read More
  9. 동병상련(同病相憐)

    나에게는 소중한 제자들이 많이 있다. 철없던 20살, 반사를 하며 가르쳤던 주일학교 아이들부터, 22살 교육전도사가 되어 지도하던 학생들. 26살부터 지도했던 중 · 고등부 청소년들. 그리고 30이 넘으며 지도하던 청년대학부까지 많기도 많다. 하지만...
    Views13914
    Read More
  10. 이사도라

    아직 젊다고 우기면 우길 수도 있는 나이지만 생을 되돌아보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나이가 들수록 실감이 난다. ‘나이 들어감’에 대해 이젠 체념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왜 살...
    Views14369
    Read More
  11. 미나리 & 이민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게 되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민은 삶의 축을 흔드는 엄청난 결단이다. 일단 이민을 왔으면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오랜 세월 ...
    Views14112
    Read More
  12. 아름다운 그림

    내 주위에는 효자가 많다. 늙으신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그들의 효성(孝誠)에 가슴이 저며온다. 만난지 38년 된 박 목사는 그 시대에 최고 인테리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고 7남매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성격이 푸근하다...
    Views14355
    Read More
  13. 사과나무는 심어야 한다

    인생은 앞날이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갑자기 생을 마감하는 분들을 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정말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을 죽을까봐 안한다면 그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비록 내일 지구의 ...
    Views14385
    Read More
  14. 그 만남이 내 수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으로 생이 이어진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어쩌면 그런그런 아이들끼리 그렇게 어우러지는 것을 보았다. 대화의 수준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
    Views14709
    Read More
  15.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1415
    Read More
  16. 그냥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셨다. 반가웠다. 그러다가 꿈속에서도 스스로 되뇌였다. ‘엄마는 돌아가셨는데…’ 번뜩 잠이 깬 내 귀에 창문을 두드리는 봄비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나는 평생 그분을 “엄마”라고 불렀다. 한번도 &lsq...
    Views14957
    Read More
  1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케이크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 ‘I ♡ YOU’! 빨간 초가 인상적인 이 케이크는 내로라하는 파티쉐가 만든 것보다 더 먹음직스럽고 아름답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남다른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크를 만든 주인공은 ...
    Views14456
    Read More
  18.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인생이 가볍다는 말은 없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생의 무게는 버겁기 그지없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마냥 즐거웠다. 어쩌다 먹는 짜장면, 별것도 아닌 음식이 우리를 흥분시켰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항상 정겨웠다. 저녁을 든든히 먹은 후 ...
    Views16803
    Read More
  19. 영혼의 서재를 거닐다

    사람은 누구나 지성, 이성,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 성향이 얼마나 조화로우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눈과 귀, 촉감을 통해 판단하고 결정한다. 너무도 불확실한 것임에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생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
    Views15372
    Read More
  20. 나빌레라

    딸에게서 톡이 왔다. “아빠, 아빠가 좋아할 듯한 드라마 소개할께요. 나빌레라” 일단 “댕큐”라고 답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에 드라마를 보았다. 금방 빠져들었다. 주인공 노인이 발레에 도전하는 획기적인 줄거리였다. 연기파 박인환...
    Views1539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