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452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김창옥과 나.jpg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유명한 강사를 세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가려져있던 장애아동들의 순수한 모습을 핸드벨 연주로 투영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서툴지만 결코 흐트러지지 않는, 박자를 약간 비껴가도 아름답기만한 그 모습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준다.

 

  수화찬양은 밀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귀한 시간이다. 농인들의 언어인 수화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번져온다. 손으로 말하는 수화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소통의 도구이다. 금년에는 다른 해보다 훨씬 빠른 템포에 찬양을 준비했다. “우리가 의지하는 주의 사랑처음 익히기에 버거워하던 단원들은 서서히 가사에 젖어들며 입에서 손으로 찬양을 뿜어내기에 이른다. 밀알의 밤에서만이라도 농인들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음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날이 밝았다. 새벽녘에 창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가슴을 조렸지만 태양은 그 특유의 밝은 얼굴을 내어밀며 희망을 주었다. 강사를 모시기 위해 공항으로 내달리는 순간 카톡이 날아들었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다는 메시지였다. 예정시간보다 훨씬 빨리 비행기가 도착한 것이다. 공항에 다다르자 흔한 추리닝을 걸친 남자가 커다란 가방을 앞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은 간단히 하기로 하였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은 마치 오래전에 만난 형제처럼 대화가 시작되었다.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19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는 김창옥 교수와 설교 내공을 지닌 목사는 그렇게 말꼬를 트며 친숙해져 갔다. 가정사로부터 속에 숨겨놓았던 일상까지 피곤하다던 강사는 물 만난 제비처럼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많으면 한달에 40, 일년에 5,000번이 넘는 강연을 했다고 한다. 염려하는 내 눈동자를 의식한 듯 그래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고백을 한다. 충전할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쏟아 내야하는 과정에서 그는 자아를 잃어버린 것이다. , 그리고 약물치료, 상담의 과정을 거치며 그는 그 깊은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심도 있는 강연을 하게 되었단다.

 

  인간은 약하다. 그러기에 그 약함 속에서 주님은 일하고 계신다. 밀알의 밤이 시작되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기는 서서히 달아올랐고 드디어 주강사 김창옥 교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박수는 그가 이미 대단한 인기강사임을 증명해 보였다. 영상에서 보던 바로 그 사람을 육안으로 접한다는 것은 신기한 행운이다. 말쑥한 인상에 세련된 복장으로 등단한 김창옥 교수의 입담을 거침이 없었다. 말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달인이었다.

 

  소소한 가정이야기로부터 삶의 전 분야를 휘감는 <소통> 강연은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애아동들까지 파안대소하게하며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설교가 아니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중간노래도 없다. 오로지 말로 그 긴 시간을 이끌고 가는 강사에게 경외감마저 들었다. 그 누구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박장대소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장시간 동안 대중들이 공감하는 말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단한 일을 김창옥 교수는 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금년 밀알의 밤도 풍성히 매듭질 수 있었다.

 

  가을은 인생을 반추하게 한다. 그리운 사람, 추억, 이야기들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돌아보며 점검하고 노력을 다짐한 행복한 밤이었다. 찾아주신 보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2710
    Read More
  2.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3644
    Read More
  3.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3524
    Read More
  4.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3813
    Read More
  5.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4455
    Read More
  6.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4085
    Read More
  7. 징크스

    사람은 누구나 묘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은연중에 생기는 것이다. 바로 징크스이다. 징크스란 ‘불길한 일 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어원은 일반...
    Views14402
    Read More
  8. 이마고(IMAGO)를 아십니까?

    현세에 일어나는 위기는 다양하다. 경제적 공황, 불신, 고립, 이제는 역병까지.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가정이다. 가정은 삶의 최전선이다. 가정이 흔들리니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의 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의 기독...
    Views14702
    Read More
  9. 동병상련(同病相憐)

    나에게는 소중한 제자들이 많이 있다. 철없던 20살, 반사를 하며 가르쳤던 주일학교 아이들부터, 22살 교육전도사가 되어 지도하던 학생들. 26살부터 지도했던 중 · 고등부 청소년들. 그리고 30이 넘으며 지도하던 청년대학부까지 많기도 많다. 하지만...
    Views14344
    Read More
  10. 이사도라

    아직 젊다고 우기면 우길 수도 있는 나이지만 생을 되돌아보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나이가 들수록 실감이 난다. ‘나이 들어감’에 대해 이젠 체념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왜 살...
    Views14666
    Read More
  11. 미나리 & 이민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게 되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민은 삶의 축을 흔드는 엄청난 결단이다. 일단 이민을 왔으면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오랜 세월 ...
    Views14406
    Read More
  12. 아름다운 그림

    내 주위에는 효자가 많다. 늙으신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그들의 효성(孝誠)에 가슴이 저며온다. 만난지 38년 된 박 목사는 그 시대에 최고 인테리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고 7남매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성격이 푸근하다...
    Views14811
    Read More
  13. 사과나무는 심어야 한다

    인생은 앞날이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갑자기 생을 마감하는 분들을 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정말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을 죽을까봐 안한다면 그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비록 내일 지구의 ...
    Views14829
    Read More
  14. 그 만남이 내 수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으로 생이 이어진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어쩌면 그런그런 아이들끼리 그렇게 어우러지는 것을 보았다. 대화의 수준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
    Views15135
    Read More
  15.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1916
    Read More
  16. 그냥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셨다. 반가웠다. 그러다가 꿈속에서도 스스로 되뇌였다. ‘엄마는 돌아가셨는데…’ 번뜩 잠이 깬 내 귀에 창문을 두드리는 봄비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나는 평생 그분을 “엄마”라고 불렀다. 한번도 &lsq...
    Views15447
    Read More
  1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케이크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 ‘I ♡ YOU’! 빨간 초가 인상적인 이 케이크는 내로라하는 파티쉐가 만든 것보다 더 먹음직스럽고 아름답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남다른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크를 만든 주인공은 ...
    Views14845
    Read More
  18.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인생이 가볍다는 말은 없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생의 무게는 버겁기 그지없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마냥 즐거웠다. 어쩌다 먹는 짜장면, 별것도 아닌 음식이 우리를 흥분시켰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항상 정겨웠다. 저녁을 든든히 먹은 후 ...
    Views17229
    Read More
  19. 영혼의 서재를 거닐다

    사람은 누구나 지성, 이성,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 성향이 얼마나 조화로우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눈과 귀, 촉감을 통해 판단하고 결정한다. 너무도 불확실한 것임에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생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
    Views15984
    Read More
  20. 나빌레라

    딸에게서 톡이 왔다. “아빠, 아빠가 좋아할 듯한 드라마 소개할께요. 나빌레라” 일단 “댕큐”라고 답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에 드라마를 보았다. 금방 빠져들었다. 주인공 노인이 발레에 도전하는 획기적인 줄거리였다. 연기파 박인환...
    Views1579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