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69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여인천하.jpg

 

  내가 결혼 했을 즈음(80년대) 대부분 신혼부부들의 소망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부모님께 안겨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최고 효의 상징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딸 둘을 낳으면서 실망의 잔을 거듭 마셔야 했다. 모시고 사는 어머니의 표정은 서운함이 가득하셨다. 부목사로 섬기는 교회의 딸 넷을 둔 윤 장로님이 계셨다. 내가 내리 딸을 낳는 것을 보며 딸 넷 되는 것 순간입니다.”해서 마주보며 웃었다. 사실 총각 때는 내심 하이고, 어떻게 아들 하나를 못 낳고 딸만 낳으셨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인생 참 모를 일이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아들보다 딸을 더 선호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아들 낳아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갔다. 양로원에 계신 부모님을 매일 찾아 봉양하는 것은 대부분 딸이다. 아들은 가뭄에 콩 나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성들이 가정을 주도하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 보던 아버지의 강골 모습.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왕처럼 군림하던 아버지는 이제 전설 속에서나 만날 뿐이다. 이 사회 시류를 거스리면 노년이 비참해진다. 아직도 버티고 있는 분들을 보면 가련하기까지 하다.

 

  "측간(화장실)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 "보리쌀 서말이면 처가살이를 하지 않는다"는 까마득한 옛말이 되었다. 한국의 여성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유교사상이 뿌리내리는 조선 후기 이후에 현상인 것을 발견한다. 그 이전의 한국의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내고 재산과 권력, 그리고 제사에서 균등한 상속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신라시대에 중국에는 없는 여왕이 실재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조선 초기에는 인수대비와 같은 걸출한 인물이 자신의 학문과 정치력으로 권력과 역사를 주무르기도 했다. 한국의 고대 왕국에서 보였던 여성의 막강한 파워는 고려시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과거 농경사회나 별다른 무기 없이 전쟁을 하던 시대에는 남성들이 힘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힘보다는 컴퓨터와 다양한 기능이 등장하며 여성들의 활동영역은 점점 확장되어 갔다. 남성 · 여성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평등하게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여성이 갖는 지위는 물론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에서도 많이 차별된 삶을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틈새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로 역사를 주도한 여성들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때로는 미모로, 때로는 지혜와 전략으로, 또는 그 시대 문학과 언론을 주도해 가는 문필로, 또는 가정에서 현숙한 아내로 자신을 최고의 사회적인 지위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지배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역시 어여쁜 처자 앞에서 남성들은 순한 양이 되는가보다. 그렇다고 미모만으로 나라를 주도한 것만은 아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개성을 또렷이 보여주며 결코 남자들의 세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뜻을 펼쳐냈다. 그 와중에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기는 계기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역사 속에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위대한 일을 한 남자 뒤에는 현명한 여인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남자는 코뿔소와 같다. 목적을 정하면 망설임 없이 돌진하는 것이 남자들의 특성이다. 그 남자를 지혜롭게 가꾸어 가는 것이 여자이다. 역사 속에는 여자가 있었음을 발견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열정으로 남자를 움직여간다. 여자라는 이유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은 이제 지나갔다. 하나님은 남자를 먼저 만드셨다. 이후 섬세하게 여자를 만드셨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여자를 신제품이라고 선언한다. 신제품이 성능도, 디자인도, 속도도, 디자인도 뛰어나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자가 나라를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 했다. 가정에서부터 남자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지략으로 사회전반의 분위기를 여자들이 점령해 가고 있다. 이제 남자들은 분발하며 과거 시대를 관통했던 여성들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길을 열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1.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2809
    Read More
  2.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2934
    Read More
  3.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3638
    Read More
  4.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3135
    Read More
  5. 징크스

    사람은 누구나 묘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은연중에 생기는 것이다. 바로 징크스이다. 징크스란 ‘불길한 일 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어원은 일반...
    Views13659
    Read More
  6. 이마고(IMAGO)를 아십니까?

    현세에 일어나는 위기는 다양하다. 경제적 공황, 불신, 고립, 이제는 역병까지.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가정이다. 가정은 삶의 최전선이다. 가정이 흔들리니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의 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의 기독...
    Views13957
    Read More
  7. 동병상련(同病相憐)

    나에게는 소중한 제자들이 많이 있다. 철없던 20살, 반사를 하며 가르쳤던 주일학교 아이들부터, 22살 교육전도사가 되어 지도하던 학생들. 26살부터 지도했던 중 · 고등부 청소년들. 그리고 30이 넘으며 지도하던 청년대학부까지 많기도 많다. 하지만...
    Views13630
    Read More
  8. 이사도라

    아직 젊다고 우기면 우길 수도 있는 나이지만 생을 되돌아보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나이가 들수록 실감이 난다. ‘나이 들어감’에 대해 이젠 체념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왜 살...
    Views14073
    Read More
  9. 미나리 & 이민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게 되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민은 삶의 축을 흔드는 엄청난 결단이다. 일단 이민을 왔으면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오랜 세월 ...
    Views13909
    Read More
  10. 아름다운 그림

    내 주위에는 효자가 많다. 늙으신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그들의 효성(孝誠)에 가슴이 저며온다. 만난지 38년 된 박 목사는 그 시대에 최고 인테리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고 7남매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성격이 푸근하다...
    Views14028
    Read More
  11. 사과나무는 심어야 한다

    인생은 앞날이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갑자기 생을 마감하는 분들을 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정말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을 죽을까봐 안한다면 그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비록 내일 지구의 ...
    Views13977
    Read More
  12. 그 만남이 내 수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으로 생이 이어진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어쩌면 그런그런 아이들끼리 그렇게 어우러지는 것을 보았다. 대화의 수준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
    Views14319
    Read More
  13.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0984
    Read More
  14. 그냥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셨다. 반가웠다. 그러다가 꿈속에서도 스스로 되뇌였다. ‘엄마는 돌아가셨는데…’ 번뜩 잠이 깬 내 귀에 창문을 두드리는 봄비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나는 평생 그분을 “엄마”라고 불렀다. 한번도 &lsq...
    Views14627
    Read More
  1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케이크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 ‘I ♡ YOU’! 빨간 초가 인상적인 이 케이크는 내로라하는 파티쉐가 만든 것보다 더 먹음직스럽고 아름답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남다른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크를 만든 주인공은 ...
    Views14137
    Read More
  16.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인생이 가볍다는 말은 없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생의 무게는 버겁기 그지없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마냥 즐거웠다. 어쩌다 먹는 짜장면, 별것도 아닌 음식이 우리를 흥분시켰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항상 정겨웠다. 저녁을 든든히 먹은 후 ...
    Views16410
    Read More
  17. 영혼의 서재를 거닐다

    사람은 누구나 지성, 이성,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 성향이 얼마나 조화로우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눈과 귀, 촉감을 통해 판단하고 결정한다. 너무도 불확실한 것임에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생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
    Views15097
    Read More
  18. 나빌레라

    딸에게서 톡이 왔다. “아빠, 아빠가 좋아할 듯한 드라마 소개할께요. 나빌레라” 일단 “댕큐”라고 답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에 드라마를 보았다. 금방 빠져들었다. 주인공 노인이 발레에 도전하는 획기적인 줄거리였다. 연기파 박인환...
    Views15028
    Read More
  19. 시장 인생

    나는 시장 영상을 즐겨본다.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없이 때로는 놀라는 표정으로,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장 분위기를 감상한다. 무엇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서 좋고, 수를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직종의 시장 사람들이 날마다 똑같은 패턴으...
    Views15709
    Read More
  20. 시각장애인의 아픔

    “버스정류장의 안내 음성이 들리지 않아 버스를 잘못 탄 적이 있습니다. 민원에 따라 소리를 줄이면 시각장애인인 저는 출근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서울시에 거주하는 제모(32세· 시각1급)씨는 2년 전부터 출근길이 불안하기만 하다. ...
    Views1534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