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4.02.02 19:23

오체불만족

조회 수 28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그는 스스로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밝게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오토다케에게 다가온 장벽은 학업이었다.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에 다다르면서 각 학교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받아줄 수 없다”고 통지한다. 하지만 오토다케와 가족들은 포기를 몰랐다. 그가 학교 공부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것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그의 마음이 큰 원동력이었다. ‘자신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남들이 자신을 유심히 보아주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낄 정도가 되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결국 장애라는 험난한 장애물을 넘어 당당한 삶을 살게 한 것 같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장애유무를 놓고 행· 불행을 논하는 것은 유치한 것이다.

 

 오토다케는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메세이(明星)대 인문학부 통신과정에 입학하여 다음해 10월 초등학교에서 교원 실습을 무사히 마치고 교원면허를 취득한 것이다. 그리고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초등학교 교원으로 채용돼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었다. 사지절단의 몸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토다케는 지난 교원 실습에서는 턱과 왼팔에 분필을 끼워 칠판에 글자를 쓰거나, 휴대용 컴퓨터에 입력한 문자가 나타나는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미리 준비한 프린트물을 이용하여 능숙하게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귀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빠가 되는 감격을 누린다. 도쿄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 중인 부인 히토미가 3.11㎏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이제 그는 훌륭한 사회인으로, 한 아내의 남편에서 이제는 아들을 거느린 신실한 가장으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어쩌면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행복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그의 장애명은 “선천성 사지 절단증”이다. 비록 사지가 각각 10㎝에 불과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체를 “초개성적”이라고 표현했다. 얼마나 멋진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장애나 비장애, 불경기나 호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다. 생각의 전환과 함께 그의 긍정적인 삶의 방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그의 인상은 매우 밝은 표정이었다. 그런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미소는 청아하다. 대개의 장애인들은 의기소침하거나 어둡거나 아니면 겉으로만 밝은 척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토다케 그는 자신을 조금도 불쌍하다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 책 이름이 “오체불만족”일까? 책명 위에 작은 글씨가 쓰여져 있다. ‘신체는 불만족, 그러나 인생은 대만족’ 기가 막힌 말이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신체적 결함이 불편함을 줄 수는 있지만 정신적 풍요는 누구든지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로 장애를 넘은 오토다케에게 같은 장애인으로써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모신 크리스천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자기 의지와 집념만으로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인생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가 되기를 기도한다. 장애가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아니하고 밝게 살아가는 오토다케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지금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다음에는 신앙의 사람이 되어 간증하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 해 본다.


  1. 시장 인생

    나는 시장 영상을 즐겨본다.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없이 때로는 놀라는 표정으로,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장 분위기를 감상한다. 무엇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서 좋고, 수를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직종의 시장 사람들이 날마다 똑같은 패턴으...
    Views16021
    Read More
  2. 시각장애인의 아픔

    “버스정류장의 안내 음성이 들리지 않아 버스를 잘못 탄 적이 있습니다. 민원에 따라 소리를 줄이면 시각장애인인 저는 출근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서울시에 거주하는 제모(32세· 시각1급)씨는 2년 전부터 출근길이 불안하기만 하다. ...
    Views15676
    Read More
  3. 습관

    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습관이 있다. “피는 못 속인다”고. 대를 이어 가는 습관도 있다. 알코올에 찌들어 살던 아버지로부터 그렇게 상처를 받고 살았으면서 그 추한 모습을 대물림한다. 도박에 빠진 아버지를 그렇게 증오하던 자식이 여전히 그 ...
    Views15058
    Read More
  4. 아무리 익숙해 지려해도 거절은 아파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어진다. 반복되면 능숙해지기도 하련만 고비를 넘어서면 더 높은 능선이 길을 막는다. 그 과정을 거치며 때로는 성취감에 행복해하기도 하지만 실패의 아픔을 겪으며 뒹굴어야만 한다. 거절과 실패는 익숙해질 수 없는 끈질긴 친...
    Views277659
    Read More
  5.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세월

    세월의 흐름은 두려울 정도로 빠르다. 팬데믹에도 한해가 바뀌고 또다시 봄기운이 움트고 있다. 눈과 강풍, 날마다 번져가는 역병. 살면서 이렇게 답답하고 곤고한 때가 있었을까? 초반에는 당황함으로, 시간이 지나며 현실을 받아들이며 체념하다가도 희망의...
    Views16208
    Read More
  6. 장애의 벽 넘어 빛나는 졸업장

    한국은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하지만 금년은 COVID-19 여파로 빛이 바랬다. 4년의 학업을 마치고 졸업하는 모습은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의 눈에도 귀해 보이거니와 스스로도 커다란 성취감을 맛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험난한 시국을 만나 영상으로...
    Views16627
    Read More
  7. 저만치 다가오는 그해 겨울

    눈이 온다. 근래 큰 눈이 오지 않아 푸근한 겨울을 꿈꾸었건만 2월에 접어들며 벼르기라도 한 듯 폭설이 일주일 간격으로 퍼붓고 있다. 나는 처음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왔다. 낯선 미국 땅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 희미하게 잊혀졌던 사람을 먼 미국 땅에...
    Views16814
    Read More
  8. 금수저의 수난

    지난 2월 5일.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당사자로 나서게 되었다. 김희국 의원이 물었다. “지금 버스 · 택시 요금이 얼마입니까?” 장관이 즉각 답변을 못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중에는 “카...
    Views16610
    Read More
  9. 아내 말만 들으면

    우리 세대는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존재는 실로 무소불위였다. 가정 경제의 키를 거머쥐고 모든 결정을 아버지가 내렸다. 엄마는 뒤에서 뭔가 궁시렁거릴 뿐 그 권세 앞에 아무 힘도 쓰질 못했다. 그 기세가 아들인 우리들에게도 이어질 줄...
    Views15739
    Read More
  10. 다리없는 모델 지망생 “구이위나”

    사람이 위대한 것은 어떤 장벽도 넘어설 수 있음을 꿈꾸며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가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는...
    Views15975
    Read More
  11. 삶은 소중한 선물

    신년벽두 아가 ‘정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재롱을 부리는 아가의 모습, 겨우 18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간 생명을 보며 세상이 얼마나 악해졌는가를 실감했고 그렇게 태어나 떠나가는 아이들이 더 있...
    Views16958
    Read More
  12. 나만 몰랐다

    “김치만 먹는 개”라는 영상을 보았다. 개는 늑대의 후손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제는 사료를 먹지만 개는 사실 육식동물이다. 그런데 이 개는 김치만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매운 김치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유가...
    Views17162
    Read More
  13. 군불

    새벽녘에 잠이 깨었다. 무서운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갑자기 단잠이 달아나 버렸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겨울비가 금방 잠이 깬 내 의식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불현듯 고향 사랑방 아궁이가 화면처럼 다가왔다. 어린 시절, 나는 방학만 하면 고향으로 향했다. ...
    Views16881
    Read More
  14. 시간을 “먹는다”와 “늙는다”

    새해가 밝은지 8일 째다. 비상시국이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림으로 새해맞이를 하였다. 이럴때는 내가 목사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성찬식도 거행했다. “지난 한해동안 성찬을 전혀 대하지 못했다.”는 딸의 말이 마음에 걸렸...
    Views16424
    Read More
  15. 2021년 첫칼럼 / 마라에서 엘림으로!

    새해가 밝았다.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창궐하며 지난해는 암흑으로 물들여졌었다. 사람들은 물론이요, 어느 장소, 물건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희한한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를 절박한 상황이 새해라는 희망...
    Views17221
    Read More
  16. 세월은 쉬어가지 않는다

    나는 어린 시절 남한강 줄기에서 자랐다. 강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느낌을 달리한다. 언덕 위에서 볼 때는 마냥 푸르고 잔잔해 보이지만 모래사장에 내려서면 잔잔히 출렁이는 물결이 건너편을 저만치 밀어낸다. 물가에서 보면 만만해 보이지만 일단 몸...
    Views16530
    Read More
  17. 테스형

    지난 추석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야심 찬 기획을 세운다. 무려 11년 동안 소식이 없던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이슈였다. 이혼과 조폭 연루설로 인해 힘들어하던 시기 대중 앞에서 “바지를 내리겠다”고 외치며 ...
    Views16728
    Read More
  18.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16942
    Read More
  19. 지연이의 효심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당사자도 고통스럽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우연히 마트에서 손에 약봉지를 든 지인과 마주쳤다. “누가 아파요?” “제 아내가 루게릭병으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Views17443
    Read More
  20. 1회용

    바야흐로 1회용품이 상용화된 시대이다. 컵부터 시작하여 세면용품, 밴드, 도시락, 가운, 렌즈, 면도기, 카메라, 기저귀, 주사기, 다양한 모양의 그릇까지 요즘에는 일회용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실로 1회용품 홍수시대이다. 1회용품 중에는 한번 쓰고 ...
    Views1764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