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36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말아톤.jpg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만들어 준 영화가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그해 여름에 열린 대종상 영화제 7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게 된다. 한 영화평론가는 “<말아톤>은 장애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속죄 의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영화는 5살 지능을 가진 스무살 한 청년 “초원”(자폐: 조승우 扮)이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장애아 가정의 애환을 잔잔히 전해줌으로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자폐 아동들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다.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이는 “얼룩무늬”만 보면 어쩔 줄을 모르며 좋아한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얼룩무늬 치마를 입은 여인의 몸에 손을 댔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될 위기에 처한다. 당황하며 엄청난 화를 내는 여인과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초원이는 평소 엄마가 가르쳐준 말을 외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조금만 이해를 해 주고 그 마음을 헤아려주면 장애인은 슬프지 않다.

  많은 곳을 다니며 설교를 하다보면 용어에 대한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밀알선교단”에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런데 간혹 “밀알선교회”라고 소개하는 곳이 있다. 왜 “선교회”가 아니고 “선교단”일까? 얼마 전,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각국을 대표하여 많은 선수들이 참석을 했다. 그들을 “○○나라 올림픽 선수단”이라고 부른다. “선수회”가 아니다. 그 이유는 올림픽경기를 위해 구성된 선수집단이기 때문이다. 폐막식이 끝나고 고국에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선수단”은 해체된다. 우리가 “선교단”을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장애인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역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장애인부서가 있는 교회는 극히 드물다. 필라에 장애인 부서가 있는 교회는 “한인연합교회” “영생장로교회” 뿐이다. 그 외에 “안디옥교회” “앰블러장로교회”등에서 부서는 따로 없지만 버금가는 장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혹시 다른 교회가 있다면 알려주십시오.)교회에서 해야 할 사역을 밀알선교단이 대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마다 장애인부서가 생겨나고 담임 목사님 이하 온 성도들이 “장애인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 추진하는 시점이 오면 “밀알선교단”은 해체되어야 한다. 하지만 밀알선교단이 세워진지 35년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그 꿈은 요원해 보인다.

  필라에 온지 11년이 되었다. 필라에 있는 목사님들 중에 나와 친하지 않은 목사님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희한한 것은 친한 것과 밀알선교단에 대한 관심이 비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사정이 여의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절실하다. 조금만 더 사랑을 나타내 주고 후원해 준다면 지금보다 사역에 힘을 받을 것 같은데 그 기대가 번번히 무너진다. 꼭 물질 문제만은 아니다. 밀알모임에 나오고 싶어도 라이드가 없어 오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내가 어릴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병신” “불구자” 혹은 “장애자”였다. 그러다가 나온 말이 “장애우”였다. 그 뜻은 “장애인 친구(友)”였고 부르기도 듣기도 좋아 모두가 즐겨 쓰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어린 사람이 나이가 지긋한 분을 향해 “장애우”라고 부르는 것은 예의와 어법에 어긋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장애인”이라 부르고 있다. 호칭이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애인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생김새가 다르고 가진 능력이 다를 뿐이다. 장애인도 사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이 있어야 한다. 장애자가 아니다. “장애인”이라고 해야 한다. 밀알에 세심한 사랑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장애인이 아름다운 세상,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1. 시각장애인의 아픔

    “버스정류장의 안내 음성이 들리지 않아 버스를 잘못 탄 적이 있습니다. 민원에 따라 소리를 줄이면 시각장애인인 저는 출근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서울시에 거주하는 제모(32세· 시각1급)씨는 2년 전부터 출근길이 불안하기만 하다. ...
    Views15634
    Read More
  2. 습관

    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습관이 있다. “피는 못 속인다”고. 대를 이어 가는 습관도 있다. 알코올에 찌들어 살던 아버지로부터 그렇게 상처를 받고 살았으면서 그 추한 모습을 대물림한다. 도박에 빠진 아버지를 그렇게 증오하던 자식이 여전히 그 ...
    Views15022
    Read More
  3. 아무리 익숙해 지려해도 거절은 아파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어진다. 반복되면 능숙해지기도 하련만 고비를 넘어서면 더 높은 능선이 길을 막는다. 그 과정을 거치며 때로는 성취감에 행복해하기도 하지만 실패의 아픔을 겪으며 뒹굴어야만 한다. 거절과 실패는 익숙해질 수 없는 끈질긴 친...
    Views276564
    Read More
  4.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세월

    세월의 흐름은 두려울 정도로 빠르다. 팬데믹에도 한해가 바뀌고 또다시 봄기운이 움트고 있다. 눈과 강풍, 날마다 번져가는 역병. 살면서 이렇게 답답하고 곤고한 때가 있었을까? 초반에는 당황함으로, 시간이 지나며 현실을 받아들이며 체념하다가도 희망의...
    Views16189
    Read More
  5. 장애의 벽 넘어 빛나는 졸업장

    한국은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하지만 금년은 COVID-19 여파로 빛이 바랬다. 4년의 학업을 마치고 졸업하는 모습은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의 눈에도 귀해 보이거니와 스스로도 커다란 성취감을 맛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험난한 시국을 만나 영상으로...
    Views16545
    Read More
  6. 저만치 다가오는 그해 겨울

    눈이 온다. 근래 큰 눈이 오지 않아 푸근한 겨울을 꿈꾸었건만 2월에 접어들며 벼르기라도 한 듯 폭설이 일주일 간격으로 퍼붓고 있다. 나는 처음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왔다. 낯선 미국 땅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 희미하게 잊혀졌던 사람을 먼 미국 땅에...
    Views16742
    Read More
  7. 금수저의 수난

    지난 2월 5일.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당사자로 나서게 되었다. 김희국 의원이 물었다. “지금 버스 · 택시 요금이 얼마입니까?” 장관이 즉각 답변을 못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중에는 “카...
    Views16548
    Read More
  8. 아내 말만 들으면

    우리 세대는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존재는 실로 무소불위였다. 가정 경제의 키를 거머쥐고 모든 결정을 아버지가 내렸다. 엄마는 뒤에서 뭔가 궁시렁거릴 뿐 그 권세 앞에 아무 힘도 쓰질 못했다. 그 기세가 아들인 우리들에게도 이어질 줄...
    Views15708
    Read More
  9. 다리없는 모델 지망생 “구이위나”

    사람이 위대한 것은 어떤 장벽도 넘어설 수 있음을 꿈꾸며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가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는...
    Views15939
    Read More
  10. 삶은 소중한 선물

    신년벽두 아가 ‘정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재롱을 부리는 아가의 모습, 겨우 18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간 생명을 보며 세상이 얼마나 악해졌는가를 실감했고 그렇게 태어나 떠나가는 아이들이 더 있...
    Views16935
    Read More
  11. 나만 몰랐다

    “김치만 먹는 개”라는 영상을 보았다. 개는 늑대의 후손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제는 사료를 먹지만 개는 사실 육식동물이다. 그런데 이 개는 김치만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매운 김치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유가...
    Views17133
    Read More
  12. 군불

    새벽녘에 잠이 깨었다. 무서운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갑자기 단잠이 달아나 버렸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겨울비가 금방 잠이 깬 내 의식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불현듯 고향 사랑방 아궁이가 화면처럼 다가왔다. 어린 시절, 나는 방학만 하면 고향으로 향했다. ...
    Views16854
    Read More
  13. 시간을 “먹는다”와 “늙는다”

    새해가 밝은지 8일 째다. 비상시국이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림으로 새해맞이를 하였다. 이럴때는 내가 목사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성찬식도 거행했다. “지난 한해동안 성찬을 전혀 대하지 못했다.”는 딸의 말이 마음에 걸렸...
    Views16394
    Read More
  14. 2021년 첫칼럼 / 마라에서 엘림으로!

    새해가 밝았다.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창궐하며 지난해는 암흑으로 물들여졌었다. 사람들은 물론이요, 어느 장소, 물건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희한한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를 절박한 상황이 새해라는 희망...
    Views17153
    Read More
  15. 세월은 쉬어가지 않는다

    나는 어린 시절 남한강 줄기에서 자랐다. 강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느낌을 달리한다. 언덕 위에서 볼 때는 마냥 푸르고 잔잔해 보이지만 모래사장에 내려서면 잔잔히 출렁이는 물결이 건너편을 저만치 밀어낸다. 물가에서 보면 만만해 보이지만 일단 몸...
    Views16491
    Read More
  16. 테스형

    지난 추석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야심 찬 기획을 세운다. 무려 11년 동안 소식이 없던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이슈였다. 이혼과 조폭 연루설로 인해 힘들어하던 시기 대중 앞에서 “바지를 내리겠다”고 외치며 ...
    Views16686
    Read More
  17.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16906
    Read More
  18. 지연이의 효심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당사자도 고통스럽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우연히 마트에서 손에 약봉지를 든 지인과 마주쳤다. “누가 아파요?” “제 아내가 루게릭병으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Views17404
    Read More
  19. 1회용

    바야흐로 1회용품이 상용화된 시대이다. 컵부터 시작하여 세면용품, 밴드, 도시락, 가운, 렌즈, 면도기, 카메라, 기저귀, 주사기, 다양한 모양의 그릇까지 요즘에는 일회용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실로 1회용품 홍수시대이다. 1회용품 중에는 한번 쓰고 ...
    Views17535
    Read More
  20. 라떼는 말이야~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블랙은 매번 도전을 해 보지만 취향이 아니고 아직은 촌스러워서 달달한 커피가 좋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갈아서 만드는 라떼는 부드럽고 단맛이 혀 끝에 닿으며 기분을 up 시켜 주어 좋다. 지인들은 첨가물 없이 커피를 즐기며 한마...
    Views1809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